한동훈 “특별감찰관, 野와 협의할 준비돼”…‘김건희 리스크’ 정면 돌파 예고

제2부속실 설치 등 당내 목소리 반영
“금고형 이상 의원, 세비 전액 반납”
“법안 발의…공천 시 서약서 받을 것”
불체포특권 포기에 이은 정치개혁 2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서 참석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대통령 가족과 측근 등을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도입에 대해 “우리 당은 특별감찰관 추천에 대해 민주당과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이 특별감찰관 도입과 관련해 야당과의 협의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권은 90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 승리를 위해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의 정무적 리스크를 적극 대응·관리할 필요성에 직면해 있다. 그런 만큼 여권 차원에서 특별감찰관 카드를 적극 활용해 야당의 공세를 정면 돌파할 수 있음을 한 위원장이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위원장은 이날 경남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도당 신년인사회’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특별감찰관은 이미 존재하는 제도”라며 “국회에서 추천하면 된다. 문재인 정권은 내내 추천하지 않았다”고 환기했다. 이어 야당과의 특별감찰관 협의 의지를 표명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5일 대통령실에 제2부속실을 설치하고 특별감찰관을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 “당이 도울 일이 있다면 착실하게 준비하겠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번에는 “준비하겠다”는 발언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만큼 특별감찰관 도입에 관한 여권 내의 검토가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영부인을 포함한 대통령의 친인척 및 측근과 대통령실 소속 공무원들의 비위 행위를 감찰하는 특별감찰관은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4년 처음 도입됐다. 그러나 후임 문재인 전 대통령은 특별감찰관을 임명하지 않았다. 이후 7년째 공석인 상태가 유지됐다.


최근 여당 내부에서는 김 여사 리스크 해소를 위해 특별감찰관이나 제2부속실 설치와 같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분출됐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실 측근들과 친인척에 대한 우려를 정리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면서 특별감찰관과 제2부속실은 반드시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재형 의원도 “당과 정부가 할 수 있는 조치는 특별감찰관과 제2부속실 설치”라고 촉구했다.


한 위원장은 김 여사 리스크 관리를 요구하는 당내 일각의 목소리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많이 이야기하는 것은 당연히 환영받을 일”이라며 “잘 듣겠다”고 밝혔다. 또한 “(영부인 일정 등을 관리하는) 제2부속실 설치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실이 깊이 있게 검토한다고 했으니 지켜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설명을 해야 한다는 일부 의견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신년인사회에서 “우리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겠다”며 “재판 중인 국회의원이 금고형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재판 기간의 세비를 전액 반납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반대로 법이 통과되지 않더라도 총선 공천 신청 시 우리 당의 후보가 되기를 원하면 이 약속을 지킨다는 서약서를 받겠다”며 불체포특권 포기에 이은 또 다른 공천 조건을 새로 추가했다. 대장동 의혹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동시에 거대 야당인 민주당과의 차별화로 총선 승리를 노린다는 구상이다.


한편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는 11일 공천관리위원회 인선을 발표한다. 공관위는 정영환 위원장을 포함해 10명까지 둘 수 있으며 이 중 3분의 2는 당외 인사로 구성해야 한다. 정치권에서는 나머지 3분의 1을 채울 원내 인사에 누가 이름을 올릴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비대위원장과 공관위원장 모두 비정치인 출신인 만큼 내부 사정에 정통한 현역 의원이 공천 과정에서 발언권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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