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마다 삶의 방식·지향점 달라…수요자 중심 주택공급 늘려야"[건축과 도시]

■인천 '강화바람언덕 협동조합주택'
윤승현 중앙대 교수·송민준 인터커드 대표
조합원 중심 협동조합방식으로 건립
설계 진행부터 주민의견 대폭 반영
기반시설 투자 확대 정부 지원 필요

‘강화바람언덕 협동조합주택’을 설계한 윤승현(오른쪽) 중앙대 교수와 송민준 건축사사무소인터커드 대표. 이호재 기자

“사는 방식도, 살고 싶은 삶의 지향성도 다 다를 텐데 이를 모두 아파트로 가둬 놓는 건 아닌지 싶습니다. 지금까지 공급은 공급자 중심의 아파트로 되고 있는 게 현실인데 수요자 중심 공급의 작은 시도 중 하나가 협동조합주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강화바람언덕 협동조합주택’의 건축가인 윤승현 중앙대 교수와 송민준 건축사사무소인터커드 대표는 최근 서울 마포구 동교동 인터커드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강화바람언덕은 다소 생소한 ‘협동조합방식’으로 시행된 마을(주택단지)이다. 윤 교수는 “협동조합 방식은 맞춤형 거주 공간을 마련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모여 조합을 꾸리고 이를 통해 부지 물색부터 예산 마련 방법, 설계와 공사 품질 및 세제 컨설팅을 진행하는 것”이라며 “각자 꿈꾸는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부동산 가치 수익도 온전히 조합원의 몫으로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인터커드는 2014년 10월 준공된 첫 협동조합주택인 ‘구름정원’ 작업도 진행한 바 있다.


조합원 중심인 만큼 아파트와 달리 설계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대부분을 주민들이 결정한다. 송 대표는 “조합원들과 긴밀한 논의를 거쳐 설계의 단서를 찾아갔다”며 “여타 프로젝트보다 설계 기간이 길 것이라는 감은 있었지만 2년여의 시간이 소요될 줄은 몰랐다”고 웃었다. 이어 “주민들이 집 앞에 승용차가 진입하지 못하는 불편함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마을 환경을 갖추는 것이 이득이라 공감했고, 담장이 없지만 서로 존중하고 배려할 수 있다는 믿음과 동의가 있었기에 이 같은 설계가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두 설계자가 마을을 구상하며 각별히 신경 쓴 부분은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송 대표는 “정 붙일 수 있는 마을이 좋은 마을이라 생각하는데 애정은 그냥 생기지 않는다”며 “작은 차이가 구분이 되고 이를 나의 것으로 인식할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고 생각해 주민들이 원하는 디테일을 반영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또 “그렇게 만들어진 애정 어린 공간을 이웃과 함께 공유할 수 있을 때 소속감이 생긴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윤 교수는 마을 초입에 위치한 지역 도서관을 사례로 들며 “건강한 사회(마을)가 되려면 닫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물리적 공간이 사회를 형성하는 기틀이 되는데 공공 공간을 통해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사회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다양한 마을이 유지되도록 정부가 힘쓸 필요가 있다고도 제언했다. 윤 교수는 “다양하고 고유한 마을은 태생적으로 세대가 단절된 아파트의 대안이 된다”며 “도심에서 마을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정부가 복지, 문화, 휴식 공간 등 마을에 애정을 품을 수 있도록 기반 시설에 더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