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준공된 지 30년이 지난 아파트들은 안전진단 없이 바로 재건축을 시작할 수 있다. 또 올해와 내년 2년간 주거용 오피스텔, 다세대 등 신축 소형 주택과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세금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해준다. 도심 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고 세제 혜택으로 수요를 촉진시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촉발된 주택 시장의 위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10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경기도 고양시 아람누리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주택 공급 확대 및 건설 경기 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도심의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한다. 준공된 지 30년이 지나면 안전진단 없이 추진위원회를 설립해 재건축을 위한 행정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 안전진단은 사업시행인가를 받기 전까지만 통과하면 된다. 이 경우 재건축 사업 기간이 최대 5~6년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개발 시작 기준인 노후도 요건(준공 30년 이상 건축물 비율)도 기존의 3분의 2에서 60%로, 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는 50%로 완화한다.
1기 신도시 재건축은 2027년 착공해 2030년 첫 입주를 목표로 잡았다. 올 한해 공공주택 공급 물량도 당초 12만5000가구에서 14만 가구로 늘리고 3기 신도시 5곳은 내년 1월까지 모두 착공에 들어간다.
정부는 그동안 주저했던 수요 진작책도 꺼냈다. 올해와 내년 2년간 준공된 전용 60㎡ 이하, 수도권 6억 원 및 지방 3억 원 이하의 소형 신축 주택을 구입할 경우 취득세·양도세·종합부동산세 산정 때 주택 수에서 배제해준다.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구입할 경우에도 주택 수에서 빼고 세금을 매긴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아주 확 풀어버리겠다”며 “1기 신도시 등 노후 계획도시 재건축의 경우 미래도시펀드를 조성하고 안전진단 면제, 최대 500%까지 용적률 상향 등의 다양한 정책 지원을 통해 임기 내 착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도 완전히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주택을 여러 채 보유했다고 해서 징벌적 과세를 하면 결국 약자인 임차인에게 그대로 조세 전가가 이뤄지고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라며 “중과세를 철폐해 서민과 임차인이 혜택을 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