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가 네트워크 장비 공급 업체 주니퍼 네트웍스를 약 18조원에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인공지능(AI)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로 도약하겠다는 포석이다.
9일(현지 시간) HPE는 네트워크 장비 공급 업체 주니퍼 네트웍스를 140억 달러(약 18조원)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주당 40달러의 가치로 책정했고 이날 종가(37.05달러)에 8% 가량의 프리미엄을 얹었다.
앞서 주니퍼네트웍스는 이날 인수 가능성이 제시되자 주가가 전날 대비 22% 올랐다. 인수 보도가 나기 전 주가를 고려하면 30% 가량 프리미엄을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인수 대금은 전액 현금으로 지급한다. HPE 측은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께 인수 거래를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HPE가 주니퍼 네트웍스 인수를 통해 노리는 것은 정체를 겪고 있는 기존 시장에서 벗어나 AI 솔루션을 활용해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다.
HPE는 지난 2015년 아루바 네트웍스를 인수하면서 네트워크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이후 그룹이 PC 제조 업체인 HP와 데이터센터용 서버 등 네트워크 장비에 주력하는 HPE로 분할되면서 HPE는 네트워크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더욱 키웠다.
1996년 설립된 주니퍼 네트워크는 2022년 매출이 전년 대비 12% 성장하며 2010년 이후 최대 규모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주니퍼의 AI 기술은 독보적이다. 지나 럭 테크인사이트 텔레콤 스트래티지 전략가는 “주니퍼는 전 세계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시스코에 이은 주요 업체”라며 “주니퍼의 미스트AI 플랫폼은 AI 네트워크 관리 측면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어 HPE의 제품군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