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에 추락했던 건설주가 윤석열 대통령의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발언에 급반등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DL이앤씨(375500)가 4.76% 오른 것을 비롯해 HDC현대산업개발(294870)(3.41%), GS건설(006360)(3.10%), 대우건설(2.16%), 현대건설(000720)(1.46%) 등 주요 건설주들이 모두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0.75% 내리는 상황에서도 건설업과 코스피 200 건설지수는 각각 1.64%, 0.93% 올랐다.
이날 건설주 주가 상승을 주도한 투자 주체는 외국인투자가였다. 외국인들은 삼성물산을 56억 원어치 순매수한 것을 포함해 GS건설(31억 원), DL이앤씨(31억 원), 현대건설(25억 원), 대우건설(14억 원), HDC현대산업개발(13억 원) 등에 대해 매수 우위를 보였다.
건설주가 강세를 보인 것은 윤 대통령이 노후 주택에 대한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풀겠다고 공식 선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민이 바라는 주택’을 주제로 열린 민생 토론회에서 “우리 정부는 재개발과 재건축에 대한 규제를 확 풀어버리겠다”며 “30년 이상 노후화된 주택은 안전진단 없이 바로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다만 태영건설(009410)의 워크아웃(기업 개선 작업) 신청을 기점으로 당분간 부동산 PF 부실화 우려가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주요 건설사 가운데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보증 규모가 큰 업체는 태영건설(374%), 롯데건설(213%), 현대건설(122%) 순이었다. HDC현대산업개발(78%), GS건설(61%) 등도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보증 규모가 50%를 웃돌았다. 이 여파로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전날까지 현대건설(-2.15%), GS건설(-1.13%) 등 건설사들의 주가도 모조리 약세를 보였다.
건설주에 대한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도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이날 신한투자증권은 현대건설의 목표가를 5만 3000원에서 4만 9000원으로 내려잡고 한국투자증권과 하나증권도 각각 5만 3000원, 5만 5000원에서 4만 9000원, 4만 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메리츠증권은 8일 GS건설의 목표가를 1만 9000원에서 1만 6000원으로 내리고 투자 의견도 ‘매수’에서 ‘보유’로 바꿨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가 추가적으로 하락하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춘 건설사를 위주로 매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