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손실률 갈수록 '눈덩이'…2월 최대 고비

미래에셋, 51.9%로 하루만에 3%P↑
한투는 3건 51.8% 손실 확정 공지
홍콩 H지수 2021년 2월 최고점 찍어
내달 만기 물량 손실률 확대 가능성 ·
조기상환도 대부분 실패해 상황 심각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에서 내년 상반기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불거진 가운데 지난해 12월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홍콩지수 ELS 피해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홍콩 항셍 중국기업지수(HSCEI·홍콩H지수)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이 현실화하는 가운데 만기가 다 된 ELS들의 손실률이 갈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홍콩H지수가 3년 전인 2021년 1월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2021년 2월 중순 최고치로 치솟은 반면 최근에는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지 1월 10일자 1·2면 참조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12일 만기인 홍콩H지수 기반 ELS 3건에 대한 손실률을 51.8%로 10일 확정해 공지했다. 2021년 1월 13~15일 걸쳐 발행된 3개 회차 ELS의 총규모는 59억 8000만 원이다. 손실률이 50%를 넘어서면서 투자자들은 원금의 절반도 회수하지 못하게 됐다.


미래에셋증권(006800)도 이달 16일 만기를 맞는 홍콩H지수 ELS의 손실률이 51.9%로 확정됐다고 이날 밝혔으며 삼성증권(016360) 역시 11일 만기인 ‘삼성증권 제25398회 ELS’에 대해 49.98%의 손실률을 확정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이 올 들어 첫 홍콩H지수 ELS의 손실을 확정 발표한 8일 상품(48.6%)에 비하면 손실률이 3.3% 포인트나 치솟았다. 삼성증권 역시 8일 손실을 확정·공지한 H지수 ELS 상품들의 손실률(48.1%)에 비해 1.8%포인트가량 손실이 늘었다.


만기가 불과 2~4일 차이로 ELS가 비슷한 시기에 발행됐지만 ELS의 손실률이 커진 것은 홍콩H지수의 흐름과 연관이 깊다. 2021년 1월 초만 해도 홍콩H지수는 1만 포인트 안팎이었는데 중순부터 지수가 오르기 시작해 2월에는 2020년 이후 최고 수준인 1만 2000포인트대로 지수가 20% 넘게 치솟았다. 2월 17일에는 1만 2228.63을 기록하며 최고점에 이르렀다.




반면 통상 3년인 ELS 만기를 앞두고 홍콩 H지수는 최근 계속 하락하고 있다. 홍콩 H지수는 이날도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그리며 5421.23에 마감했다. 만기까지 지수가 추가 하락할 경우 손실은 더욱 커지게 된다. ELS는 투자 기간 중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가격이 설정된 기준점 밑으로 하락한 뒤 만기까지 상환 조건을 회복하지 못하면 지수 하락률 수준의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이에따라 증권업계는 2월 홍콩 ELS의 손실률과 손실 규모가 1월보다 확대될 것으로 우려한다. 2021년 2월 홍콩 H지수가 고점을 기록한 뒤 줄곧 내림세를 보인 탓에 2월에 발행된 대부분의 ELS는 조기 상환에 실패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1년 2월 발행된 홍콩H지수 관련 공모 ELS는 254건, 발행액은 총 1조 4554억 원이다. 이중 같은 해 8월 조기 상환에 성공한 ELS는 3건, 32억 원에 그쳤고 나머지 상품들은 최종 만기 시점까지 조기 상환을 진행하지 못했다. 이에 비해 2021년 1월 발행된 홍콩H지수 ELS는 총 1조 3263억 원으로 그중 4917억 원이 같은 해 7월에 조기 상환됐다.


ELS는 만기 전까지 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조기 상환 기회를 부여한다. 발행일로부터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이뤄지는 1차 조기 상환 평가는 최초 기준 가격일 평가액 대비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할 경우 원금에 이자를 더해 상환된다.


2021년 2월 발행 ELS가 조기 상환에 대거 실패한 것은 홍콩 H지수가 고점을 찍은 후 같은 해 하반기부터 하락세가 가팔라진 영향이다. 그 해 8월 홍콩H지수는 8000포인트대까지 밀려 2월 대비 지수가 75~80% 수준에 그쳤다. 이 때문에 1차 조기 상환 기준을 80%로 설정한 ELS를 제외하고는 2월 발행된 ELS 대부분이 조기 상환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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