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이달 13일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가 끝난 뒤 전직 고위 관리들로 구성된 고위급 사절단을 대만에 파견할 계획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집권 민주당과 공화당을 아우르는 이번 초당적 사절단에는 민주당 소속의 제임스 스타인버그 전 국무부 차관과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스티븐 해들리가 임명됐다.
조 바이든(사진) 대통령은 집권 초반에도 중국의 압박에 처한 대만에 미국이 굳건히 지지하고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 전직 관리들로 이뤄진 고위 사절단을 두 차례 대만에 보낸 적이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독일마셜펀드(GMF)’의 보니 글레이저 연구원은 “대만의 민주주의와 새 총통에게 미국의 지지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중요하며 초당적으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유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성명에서 “대만은 중국의 양도 불가능한 일부”라며 “중국은 미국이 대만과 어떠한 형태라도 공식적으로 접촉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만 총통 선거가 끝난 직후에 고위급 사절단을 파견하는 것은 통상적이지 않은 것으로, 중국 정부의 분노를 일으킬 수 있다고 FT는 관측했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결정이 역풍을 부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FT는 미국 관리의 발언을 인용해 “민감한 시점에 무엇보다 중요한 미국의 목표는 중국과 대만 모두에 자제를 권장하는 것”이라며 “고위급 사절단을 파견하는 것은 대만에 대한 힘찬 포옹으로 비칠 수 있으며 중국의 과잉 행동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타이베이=정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