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 시간) 찾은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4’ 전시관에서는 네 바퀴 달린 로봇 한 대가 눈에 띄었다. 중국 전기차 충전 전문 업체인 ‘나스(NaaS)’가 이번에 처음 공개한 ‘자동 에너지 충전(Automatic Energy Supply)’ 로봇이 주인공이다.
이 로봇은 전기차를 위한 이동식 충전 로봇이다. 스스로 주차장을 누비며 배터리가 다 된 전기차를 충전하고 제자리로 돌아가는 기능을 갖췄다고 한다. 이동 중에 사람이나 다른 차를 마주하면 즉시 인지하고 작동을 멈춘다.
완성차의 전동화 전환 흐름 속에서 충전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확대를 위해서는 충전 인프라 개선이 필수인 만큼 기술 개발에도 탄력이 붙는 모습이다.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도 혁신성을 인정받으며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로봇은 지능형 알고리즘과 부착된 센서를 통해 자동으로 차량의 위치를 정확히 확인한다. 로봇이 해당 차량에 도착하면 상단에 있는 충전기를 팔처럼 움직여 전기를 주입하는 방식이다.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며 로봇 스스로 자신의 배터리도 충전하기 때문에 사람의 개입이 필요 없다.
현장에서 만난 사브리나 왕 NaaS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주차하고 공연을 보러 간 사이에 로봇이 충전하기 때문에 시간을 아낄 수 있다”며 “로봇이 충전을 위한 경로를 스스로 학습하고 계획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도 남다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기차 충전 서비스 업체인 대영채비는 전시관에서 ‘원스톱 충전 서비스’를 앞세워 많은 관심을 끌었다. 올해 CES 혁신상을 받은 이 기술은 차량 번호판으로 충전 요금과 주차 요금을 자동으로 결제하기 때문에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대형마트 등 붐비는 곳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독일의 ‘보쉬’는 전기차가 알아서 빈 주차 공간을 찾아 충전까지 마치는 ‘오토 발렛 충전 시스템’을, KG모빌리티·와이트리시티·위츠는 전기차 무선 충전 기술을 선보였다.
전기차 충전을 둘러싼 기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전동화 전환 시점을 2040년 이내로 계획하고 있어서다. 포드와 폭스바겐은 2030년, 2035년부터 각각 유럽 내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한다. 볼보는 2030년 모든 생산 모델을 전기차로 전환하고 메르세데스벤츠는 같은 해부터 모든 차종의 전기차 출시를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