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세계 2위 농기계 업체인 CNH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정 부회장은 CES에서 선보인 무인 솔루션을 기반으로 북미를 비롯한 건설기계 선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HD현대는 10일(현지 시간)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 웨스트홀에 위치한 HD현대 부스에서 CNH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정 부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스콧 와인 CNH 최고경영자(CEO)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와인 CEO는 이날 오전 정 부회장의 기조연설에도 참석했다.
이번 협약으로 HD현대와 CNH는 건설기계 분야에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HD현대는 미국에도 개발센터를 설립해 무인 솔루션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한 중장비를 공급할 계획이다.
CNH는 세계 2위 농기계 업체다. 글로벌 톱 티어 수준의 규모이지만 건설기계 장비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주로 일본 업체들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HD현대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건설기계 장비에 무인 솔루션이 결합되면 선진 시장에서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D현대의 무인 솔루션은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큰 수요가 예상된다. 정 부회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무인 솔루션에 관심이 크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도입하기를 굉장히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관심이 크다”며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이 진행한 기조연설에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관계자가 깜짝 등장해 수주 확대 기대감을 키웠다. 가다 알라무드 사우디 산업자원부 국제관계 자문위원은 “이번 CES에서 보여준 HD현대의 기술 혁신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 2030 추진 속도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