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된 가운데 업계에서는 다음 단계로 이더리움(ETH) 현물 ETF에 주목하고 있다. 이더리움을 시작으로 다양한 알트코인 기반 금융 상품이 잇따라 출시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제기된다.
11일 오후 1시 21분 기준 코인마켓캡 기준 이더리움은 10.84% 상승한 2617.28달러를 기록했다. 0.62% 오르는 데 그친 비트코인보다 훨씬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의미다. 이더리움 관련 알트코인의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이더리움의 확장성을 개선하는 레이어2 플랫폼 폴리곤(MATIC)과 아비트럼(ARB)은 각각 11.88%, 22.76% 폭등했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하드포크해 쪼개져 나온 이더리움클래식(ETC)도 33.93% 급등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은 시장에서 예상했던 이벤트인 만큼 이제 이더리움 현물 ETF가 승인될 차례라는 기대감이 상승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블랙록과 피델리티는 이미 지난해 11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신청서를 냈다.
업계의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에릭 발추나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됐는데도 이더리움 현물 ETF는 승인되지 않는 시나리오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더리움 현물 ETF가 5월에 승인될 가능성을 70%로 예상했다. 반면 이더리움의 특성 탓에 승인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 달리 스테이킹을 하면 주식 배당금처럼 보상을 받는 구조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SEC는 이더리움이 비트코인과 같은 ‘상품’인지, 비트코인과 다른 ‘증권’인지 명확한 정의를 내리지 않고 있다. 이 가운데 게리 겐슬러 SEC 의장은 증권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의 가능성을 차단해왔다.
이러한 논란을 뚫고 이더리움 현물 ETF가 승인될 경우 다양한 알트코인 기반 ETF가 잇따라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빗 리서치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가 미국 증시에 상장된 후에는 현물 ETF의 기초자산이 다른 대형 알트코인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내다봤다. 그레이스케일 등이 이미 운용 중인 상품을 통해 기관의 알트코인에 대한 수요를 가늠해 ETF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규진 타이거리서치 대표도 “올해는 이더리움 등 다른 가상자산의 ETF 출시도 기대할 수 있어 시장에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