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4%(전년 대비)를 기록했다.
11일(현지 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작년 12월 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3.4% 올라 시장 예상(3.2%)은 물론 11월(3.1%) 수치를 웃돌았다. CPI 증감률이 반등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4개월 만이다.
12월 CPI는 전월 대비로는 0.3% 올라 역시 전문가 예상(0.2%)을 상회했다. 에너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대비 3.9% 상승, 예상(3.8%)을 뛰어넘었다.
미 노동부는 주거비가 전월 대비 0.5% 올라 12월 CPI 상승분의 절반을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주거비는 CPI 가중치의 35%를 차지해 CPI 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미국 내 임대료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지만, CPI 산정 방식 탓에 신규 임대료 변화를 반영하는 데 시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에너지 가격도 전월 대비 0.4% 올라 물가 상승에 기여했다. 특히 전기료가 전월 대비 1.3% 상승한 게 영향이 컸다.
미국의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올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지표 발표 전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보는 확률은 64.7%였지만 지표가 나온 후에는 61.4%로 줄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브라이언 쿨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끈적끈적한 것으로 판명됐다"며 "연준이 시장이 현재 기대하는 것만큼 빠르게 금리를 내릴 것 같지 않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애나 웡 이코노미스트는 "놀랍도록 강한 물가 지표는 2% 물가 목표로 복귀하는 길이 험난하고, 라스트 마일(마지막 구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금융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미국의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표 발표 전 3.97%선에서 거래되다 발표 후 4.07%까지 오르며 4%를 넘어섰다. 달러 인덱스 역시 101.16에서 102.67까지 상승했다. 미국 주식 시장은 혼조세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