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라 터지는 홍콩H지수 ELS …손실액도 수백억 원으로 ‘쑥’

신한·삼성·미래에셋 이어 메리츠證도 손실 공지
며칠새 손실률 48%→51% ‘껑충’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각 증권사들이 발행한 ELS 손실폭도 확대되고 있다. 손실률은 지난 8일 48.6%에서 사흘 새 3%포인트 가까이 치솟았다.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에서 내년 상반기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불거진 가운데 지난해 12월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홍콩지수 ELS 피해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이 발행한 2279호 ELS는 전날 51.28%의 원금 손실을 낸 채로 만기를 맞이했다. 발행액 199억 원 중 102억 원이 허공에 증발하면서 투자자들은 대규모 손실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해당 상품의 판매사는 KB국민은행이다.


메리츠증권이 발행한 홍콩H지수 ELS가 손실을 낸 건 올 들어 이번이 처음이지만 손실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021년 1월 2247억 원 규모의 홍콩H지수 ELS를 발행해 전체 증권사 중 발행금액 1위를 차지했다. ELS는 통상 3년 만기로 발행되는 만큼 당시 발행된 물량 대다수가 이번달 중 만기를 맞는다.


이날 신한투자증권도 오는 15일 만기가 돌아오는 20202회차 ELS의 최종 수익률이 -52.11%로 확정됐다고 공지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이달 16일 만기를 맞는 홍콩H지수 ELS의 손실률이 51.9%로 확정됐다고 밝혔으며 삼성증권 역시 11일 만기인 ‘삼성증권 제25398회 ELS’에 대해 49.98%의 손실률을 확정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이 올 들어 첫 홍콩H지수 ELS의 손실을 확정 발표한 8일 상품(48.6%)에 비하면 손실률이 3%포인트 안팎 치솟았다. 만기가 불과 2~4일 차이인데도 불구하고 손실률이 커진 것은 홍콩H지수의 흐름과 연관이 깊다. 2021년 1월 초만 해도 홍콩H지수는 1만 포인트 안팎이었는데 중순부터 지수가 오르기 시작해 2월에는 2020년 이후 최고 수준인 1만 2000포인트대로 지수가 20% 넘게 치솟았다. 2월 17일에는 1만 2228.63을 기록하며 최고점에 이르렀다. 다만 이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고 전날도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그리며 5421.23에 마감했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는 2월 홍콩 ELS의 손실률과 손실 규모가 1월보다 확대될 것으로 우려한다. 2021년 2월 홍콩 H지수가 고점을 기록한 뒤 줄곧 내림세를 보인 탓에 2월에 발행된 대부분의 ELS는 조기 상환에 실패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1년 2월 발행된 홍콩H지수 관련 공모 ELS는 254건, 발행액은 총 1조 4554억 원이다. 이중 같은 해 8월 조기 상환에 성공한 ELS는 3건, 32억 원에 그쳤고 나머지 상품들은 최종 만기 시점까지 조기 상환을 진행하지 못했다. 이에 비해 2021년 1월 발행된 홍콩H지수 ELS는 총 1조 3263억 원으로 그중 4917억 원이 같은 해 7월에 조기 상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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