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김의성·윤종신·장항준 등 문화예술인들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 숨진 배우 이선균 사건의 진상규명과 관련 법규 제정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12일 문화예술인연대회의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고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수사 과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언론 자정과 보도 목적에 맞지 않는 기사 삭제·형사사건 공개금지와 수사에 관한 인권보호를 위한 현행 법령 점검 및 필요 법령의 제개정을 요구했다.

봉 감독은 “수사 진행 중 공보책임자의 부적법한 언론 대응은 없었는지, 수사업무 종사자가 언론과 접촉한 사실은 없는지 조사해달라”고 말했다. 윤종신은 “포토라인에 고인을 세우는 것을 무리하게 요청하지는 않았는지, 일부 보도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것이었다고 확신할 수 있는지 언론에 묻고 싶다”고 말했다. 김의성은 “입건 후 2개월 동안 고인은 아무 보호 없이 미디어에 노출됐다”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선균 사후 일각에서는 과도한 사생활 침해와 선정적 보도, 유죄 추정, 언론 윤리 위반이 논란이 된 바 있다. 이들은 “본 성명서를 국회의장·경찰청·KBS에 전달할 것”이라며 “향후 문화계 내 회의체를 구체화하고, 속칭 ‘이선균 방지법’을 위해 적극적으로 다른 단체와도 협력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문화예술인연대회의는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한국영화제작가협회·한국영화감독조합·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등 문화예술 단체 29개가 모여 결성한 단체로 이번 성명에 약 2000여 명의 문화예술인들이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