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예멘반군 '대공습'…홍해發 글로벌 물류 격랑

이란은 오만海서 美 유조선 나포
중동전체 확전 우려…공급망 비상
산업부 "임시선박 투입 등 대비"

미국과 영국이 12일(현지 시간)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와 관련한 예멘 내 표적에 공습을 시작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지난해 7월 11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북대서양이사회(NAC) 회의에서 대화하는 모습. AP연합뉴스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이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위협하는 예멘 후티 반군의 근거지에 공습을 가하면서 중동 내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후티 반군을 지원해온 이란은 미국과 관련된 유조선을 호르무즈해협에서 나포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박이 지나가는 주요 항로 2곳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물류대란 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영국이 홍해 상선을 노린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후티 반군 거점에 대한 공습을 진행했다고 11일(현지 시간) 밝혔다. 예멘 서부 해안 홍해의 호데이다에서 시작된 공습은 후티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수도 사나를 비롯해 예멘 곳곳에서 이뤄졌다. 미국이 이라크와 시리아 내 친이란 무장세력을 타격한 적은 있었지만 예멘을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의 이번 공습으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가자지구를 넘어 중동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후세인 알에지 후티 반군 외무부 차관은 알자리라방송에서 “미국과 영국은 이번 노골적 침략에 혹독한 대가를 치를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국제사회는 후티 반군, 하마스, 헤즈볼라를 지원해온 이란이 이번 사태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란은 이날 걸프 해역과 이어진 오만만(灣)에서 미국과 관련된 유조선을 나포했다.


홍해와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위기는 해상운임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전기자동차 테슬라가 홍해 항로의 위험으로 독일 베를린 공장의 생산을 2주간 중단한다고 이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후티 반군의 홍해 상선 공격 이후 글로벌 기업의 공장이 문을 닫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중동 지역의 해상 물류 차질 우려와 관련해 수출비상대책반회의를 열고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현재까지 수출 물품 선적과 함께 석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도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임시 선박 투입 등 물류 지원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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