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임주현 각자 대표체제…“소재·에너지·바이오 시너지 낸다”

OCI, 한미 기술 통해 신소재·제약 분야 개발 강화
한미약품, 지분 매각없이 상속세 해결 가능해져
OCI 글로벌 네트워크 통한 판로 확대도 기대

이우현 OCI그룹 회장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

OCI그룹과 한미약품(128940)그룹이 12일 전격 발표한 통합의 배경에는 두 회사가 가진 장점을 바탕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자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OCI그룹의 경우 규모의 경제를 통해 기존 신소재 사업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아직 초기 단계인 바이오 분야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한미약품은 OCI그룹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를 단행해 신약 개발 역량을 한층 끌어올릴 방침이다.


OCI그룹은 기존 첨단 소재, 신재생에너지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하는 동시에 한미약품그룹과 협력해 헬스케어 분야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OCI그룹은 2018년 제약·바이오 사업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OCI홀딩스(010060) 관계자는 “이번 통합에 따라 양 그룹은 이사회 중심의 지배구조 선진화로 사업과 관리의 통합을 이뤄냄으로써 각 부문의 전문성이 더욱 강화됐다”며 “신규 사업 추진에 대한 강력한 동력을 마련하고 두 그룹 전체 주주와 임직원 이익 보호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이번 통합으로 비만 치료제 등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말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을 시작했다. 올해 본격적으로 환자를 모집한 뒤 투약을 시작한 만큼 2027년부터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에페글레나타이드가 후기 임상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된 만큼 임상 결과에 따라 성공적인 상업화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은 중국 법인 북경한미를 통해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번 통합을 기반으로 미국·동남아·일본 등 OCI그룹의 광범위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중국과 국내시장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겠다는 설명이다.


한미약품 오너 일가의 6000억 원에 달하는 상속세도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이 통합 지주사를 설립하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한미약품그룹은 창업자인 임성기 회장이 2020년 타계하면서 주식을 증여받은 이들이 약 6000억 원의 상속세를 떠안게 됐다.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이 부담할 상속세는 약 1961억 원이며 장남인 임종윤 사장과 장녀인 임주현 사장, 차남인 임종훈 사장이 내야 할 상속세는 각 995억 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너 일가는 연부연납제도를 활용해 5년간 나눠 납부하기로 했다.


한미약품그룹의 현재 잔여 상속세는 약 3000억 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앞서 주식담보대출로 전체 상속세의 절반 정도를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통합 법인의 신주 발행 등으로 추가적인 자금을 확보하면서 잔여 상속세를 모두 해결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앞서 사모펀드(PEF)에 지분을 매각해 상속세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도 추진했지만 이번 통합으로 추가적인 지분 매각은 없게 된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