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대만 이끌 총통, 13일 밤 늦게 윤곽 드러날 듯

대만 전역 투표소에서 선거 시작돼
선거 개표 결과에 전세계 관심 쏠려
친미 라이칭더·친중 허우유이 ‘박빙’
안보·반도체 산업 등 한국도 영향 커

민진당 라이칭더 총통 후보가13일 대만 타이난시에서 투표를 하고 있다. AP연합


앞으로 4년간 대만을 이끌어갈 총통을 뽑는 선거가 13일 시작됐다. ‘미중 대리전’ 양상으로 진행된 이번 선거는 올해 지구촌에서 처음 치러지는 주요국 대선이자 결과에 따라 세계 안보와 경제에 미칠 영향이 큰 만큼 지구촌의 이목이 쏠린다.


이날 선거는 오전 8시(현지시간) 시작됐다. 오후 4시까지 진행되는 대만 총통선거에서는 총통-부총통과 113명의 입법위원(국회의원)을 함께 뽑는다.


대선과 총선이 합쳐진 선거로, 대만 전체 인구 약 2400만명 중 만 20세 이상 유권자는 1955만명이다.


대만은 국민당 독재가 이어지다가 1996년부터 시민들이 투표로 총통을 선출하는 직선제가 도입됐다.


이번이 8번째로 2000년부터 민진당과 국민당은 8년 주기로 바꿔가며 정권을 잡았다. 대만 총통은 4년 임기로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만약 이번에 교체 공식이 깨진다면 민진당이 최장 16년까지 장기 집권이 가능하다.


이번 총선에선 친미·독립 성향의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과 ‘전쟁 대 평화’를 내세운 친중 제1야당 국민당 후보간 박빙 접전이 펼쳐져 왔다. 여론조사 공표금지 시한(3일) 직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도 양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지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보가 지난 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민진당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가 지지율 32%,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가 지지율 27%를 각각 기록했다. 제2야당 민중당 커원저 총통·우신잉 부총통 후보는 21%였다. 주로 중장년층이 민진당, 노년층이 국민당, MZ세대가 민중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전체 유권자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2030세대의 표심과 투표율이 변수라고 진단한다.


2030 세대는 중국과의 갈등에 따른 안보 문제보다 취업과 집값 등 현실적인 경제 문제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 부분에선 민중당의 커원저 후보가 민생을 내세우며 이들의 고민을 가장 잘 파고들었다는 평가다.


다만 커원저 후보는 마지막 여론조사까지 오차 범위를 벗어나는 3위에 머물렀다. 지지자들이 3위표가 사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지 성향과 달리 투표할 경우 선거 결과는 알 수 없다.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도 ‘국민·민중당 연합정부론’을 내세우며 사표 방지 호소에 나섰다. 커 후보 지지자들의 호응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부재자 투표가 없는 대만 투표의 특성상 해외에서 얼마나 많은 대만인들이 투표를 위해 입국했는지도 변수다. 대부분이 친중 성향의 국민당 지지자인 중국 내 대만인들의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중국 당국은 항공권 가격을 인하하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거주지가 아닌 본적지에서 투표를 해야 하는 만큼 12일 오후부터는 타이베이에서 전국 각지로 향하는 교통편의 티켓이 90% 가량 팔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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