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조 '아일리아' 시밀러 시장 열린다…특허소송이 변수

블록버스터 치료제 특허만료 앞둬
셀트리온 등 복제약 품목허가 눈앞
오리지널社 줄소송…결과 예의주시


황반변성 치료제인 ‘아일리아’의 특허 만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바이오시밀러 출시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특성상 시장 선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대 변수는 오리지널 의약품 개발사인 리제네론이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일리아의 물질 특허는 미국에서 오는 5월, 유럽에서 내년 11월에 만료된다. 아일리아는 지난해 한국에서만 80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글로벌 매출은 97억 5699만 달러(약 12조 6000억 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해외에서는 인도 바이오콘, 독일 포르미콘, 미국 암젠, 아이슬란드 알보텍, 스위스 산도즈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나서 임상 3상을 완료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 셀트리온(068270)은 지난해 미국, 한국·캐나다에 이어 11월에는 유럽의약품청(EMA)에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2’의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셀트리온은 아일리아가 유럽에서 보유한 습성 황반변성, 망막 정맥 폐쇄성 황반부종, 당뇨병성 황반부종, 근시성 맥락막 신생혈관 적응증에 대해 허가를 신청했다. 셀트리온은 최근 유럽망막영상학회 학술대회에서 글로벌 임상 3상 결과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동등성 및 유사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SB15’의 임상을 2022년 3월 마무리하고 아일리아 특허 만료 시점에 맞춰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국·한국 등 10개국에서 44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한 결과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동등성 기준을 만족했다고 밝혔다.


삼천당제약(000250)도 지난해 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SCD411’의 허가 신청을 냈고 조만간 캐나다·미국·유럽 등에서도 허가 절차를 밟는다. 알테오젠(196170)은 ‘ALT-9’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고 아미코젠(092040)의 자회사 로피바이오는 식약처의 임상 3상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다만 오리지널 개발사인 리제네론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제기한 소송은 변수다. 리제네론은 지난해 12월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상대로 15개의 특허 침해 소송을 추가 제기했다. 기존에 제기한 특허 침해 36개에 더해 총 51개의 특허 침해를 문제 삼았다. 리제네론은 아일리아 시밀러를 가장 빨리 개발한 비아트리스(옛 마일란) 상대 특허 소송에서 최근 승소했다.


특허소송의 영향으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출시 일정이 최대 3년 이상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특허 만료를 앞둔 오리지널 의약품 회사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사에 소송을 걸어 출시 시점을 최대한 늦추고 기존 매출을 지키려는 전략을 사용한다. 리제네론에서 아일리아 매출 비중은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휴미라’를 개발한 애브비가 바이오시밀러 기업들과의 특허 소송 끝에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합의한 것처럼 합의가 이뤄질 것이란 시각도 있다”고 전했다.


바이오시밀러 업계는 황반변성 치료제 신약으로 출시된 로슈의 ‘바비스모’에도 주목하고 있다. 1~2개월에 한 번 투약해야 하는 아일리아와 달리 바비스모는 4개월에 한 번만 투약하도록 편의성을 높여 시장을 빠르게 점유해 나가고 있다. 눈에 직접 주사를 맞아야 하는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에서는 투약 횟수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202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바비스모는 작년 3분기까지 17억 달러(약 2조 2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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