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화수분’ 역할을 해왔던 스타트업의 고용이 2년 연속 제자리걸음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누적으로 외부 투자를 많이 받은 상위 100개 스타트업이 지난해 처음으로 고용을 늘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도 딱히 고용을 늘릴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새로운 성장 단계 진입을 노렸지만 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상장을 미루는 등 경영 계획에 차질이 생겨 고용 증가에 크게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지난해 수준의 고용을 이어가겠다는 스타트업이 대부분이어서 스타트업의 고용이 2년 연속 제자리걸음을 할 가능성이 높다.
14일 서울경제신문이 벤처 투자 정보 업체 더브이씨와 함께 누적 투자 기준 상위 100개 스타트업의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10월 기준 이들의 총고용 인원은 2만 3097명으로 2022년 말에 비해 1.5%(348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불과 1년 전인 2022년 고용 인원이 2만 2750명으로 전년에 비해 36%(1만 6650명)나 늘어났던 것에 비하면 고용 창출이 크게 악화된 것이다. 특히 누적 투자금이 5000억 원을 넘은 토스·컬리·무신사 등을 제외하면 고용 인원은 오히려 전년 대비 1.3% 줄었다.
누적 투자 유치 상위 100개 기업의 고용 추이는 전체 스타트업 고용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만큼 지난해 전체 스타트업의 고용도 제자리걸음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2년에 외부 투자를 받은 2000개 스타트업의 전년 대비 고용 증가율은 29.8%로 같은 기간 상위 100개 기업의 고용 증가율(36%)과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문제는 올해 고용도 반등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지난해 11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스타트업 창업자 중 45%는 “2024년 경영 환경이 2023년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고 “부정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답한 창업자도 30.5%에 달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타트업 경영 환경이 지난해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며 “스타트업의 고용 침체 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