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중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이 곤두박질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되레 적극적인 저점 매수에 나서며 자금이 유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가 바닥권 수준으로 떨어진 영향이라고 분석하면서도 유의미한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차이나항셍테크레버리지 ETF’는 올 들어 15.4% 하락해 전체 ETF 중 두 번째로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다. ‘TIGER 차이나반도체FACTSET ETF’도 같은 기간 9.5% 급락했고 ‘KODEX 차이나H레버리지(H) ETF’도 8.6% 내렸다. 중국 대표 ETF로 자리 잡은 ‘TIGER 차이나전기차레버리지(합성) ETF’ 역시 4.2% 하락했다.
중국 관련 ETF의 수익률이 부진함에도 오히려 개인 투자자들은 적극적으로 저점 매수에 나섰다. 개인은 올 들어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ETF’를 총 134억 원어치 사들였다. ‘TIGER 차이나항셍테크 ETF’도 66억 원의 개인 순매수액을 나타냈다. 올들어 중국 관련 14개 ETF에 유입된 자금은 694억 원에 달한다.
개인 투자자들이 중국 ETF를 적극 사들이는 것은 중국 증시가 바닥을 지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중국은 연간 수출이 4.6% 감소하는 등 경기가 후퇴하면서 증시도 함께 짓눌렸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수출 지표가 반등할 기미를 보이면서 경기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수출은 지난해 11~12월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와 증시가 바닥을 찍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면서도 반등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여러 긍정적인 재료에 개인 투자자들이 간접투자상품인 ETF 투자는 늘리고 있지만 중국 개별 종목에 대한 직접 투자는 여전히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올해 중국 증시에서 49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우려와 달리 중국 경기가 바닥을 통과하고 있는 신호가 여럿 관찰되고 있지만 부동산 공급 과잉에 따른 투자 부진과 수출·내수간 선순환 구조 약화 등 구조적으로 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 상존한다”며 “과거에 비해 중국 경기 반등 강도는 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