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국제 협약상 금지된 화학무기를 줄곧 사용해왔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동시에 이란 드론과 북한 탄도 미사일을 활용해 무기를 보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 시간)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에서 내놓은 보고서는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2022년 2월 러시아가 전쟁을 개시한 이래 현재까지 총 626차례에 걸쳐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집계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ISW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화학무기가 51차례, 하루에 최대 10차례 사용됐다는 설명이다.

러시아군 우크라이나군 참호에 최루탄의 일종인 CS가스를 발사하고 있다는 내용도 이 보고서에 포함됐다. 러시아군은 이 CS가스를 K-51 수류탄에 채운 뒤 무인기(드론)에 실어 우크라이나 진지에 투하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S가스는 1997년 체결된 국제 화학무기금지협약(CWC)에 따라 전장에서 사용해서는 안 되는 물질로, 러시아 역시 CWC 가입 당사국이다. 살상력은 없지만 인체에 작용할 경우 호흡곤란과 점막 자극, 피부 발진과 같은 화학 화상을 일으킨다.

또 지난 해 12월 러시아군 흑해함대 소속 제810해군보병여단은 K-51 수류탄을 이용, 우크라이나군을 요새화된 위치에서 몰아낸 후 공격하는 방식을 썼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보도에서 러시아군이 최루탄을 터뜨려 우크라이나군 장병이 참호 등 은신처에서 뛰쳐나오게 유도한 뒤 폭발물을 터뜨리는 수법을 썼다고 보도했다.

또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란 드론과 북한 탄도 미사일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우크라이나 당국자들과 군사 분석가들을 인용해 “최근 러시아의 공습은 그 규모와 정교함 면에서 지난 겨울 공격과는 다르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 사이에만 드론과 미사일을 500차례 이상 발사했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말했다.

러시아는 또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제압하기 위해 시차를 두고 드론과 미사일을 잇따라 발사하는 등 신중한 계획하에 공격을 가하고 있고, 특히 점점 더 우크라이나 방위산업을 겨냥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란과도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제공받기 위한 논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은 중동 최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작 단계에서만 러시아에 수백발의 탄도미사일을 공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