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어 3사가 7년 만에 1조 원 넘는 합산 영업이익을 거두며 반등에 성공했다. 3사는 시설 투자로 글로벌 공장의 생산능력(CAPA)을 10% 이상 확대해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수주를 확대할 방침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61390)·금호타이어(073240)·넥센타이어(002350) 등 3사는 지난해 1조 6951억 원의 합산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3사의 합산 영업익이 1조 원을 돌파한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한국타이어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5% 증가한 1조 1671억 원으로 예상된다. 금호타이어는 전년보다 13배 이상 늘어난 3363억 원의 영업익을 신고할 예정이며 넥센타이어도 적자의 고리를 끊어내고 1900억 원대 흑자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타이어 업계는 천연고무 등 원자재 가격 급증과 해상 운임 폭등 여파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악재가 사라지며 개선된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다.
반등에 성공한 타이어 업계는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작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국내 3사는 코로나19로 업황이 악화한 상황에도 글로벌 시장의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시설 투자를 이어왔다. 증설 작업이 끝나면 3사의 총생산능력은 2억 300만 개에서 2억 2340만 개로 10% 가까이 늘어난다.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 공장과 헝가리 공장을 동시에 증설하고 있다. 두 곳에 집행할 투자비만 해도 약 3조 원에 달한다. 테네시 공장에는 2조 1000억 원을 투입해 승용차와 트럭·버스용(TBR) 타이어 생산라인을 확장하고 있으며 헝가리 공장에는 7600억 원을 들여 TBR 라인을 신설할 예정이다. 2027년 증설 공사가 완료되면 연간 1억 200만 개 수준인 한국타이어의 글로벌 생산능력은 1억 830만 개로 늘어난다.
지난해 미국 조지아 공장 증설을 끝낸 금호타이어는 올해 3년에 걸쳐 진행한 베트남 공장 확장을 마무리한다. 상반기에 공사가 끝나면 베트남 공장의 생산능력이 기존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다. 5600만 개 수준이던 연간 글로벌 생산능력도 6310만 개로 12%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넥센타이어는 체코 공장의 2단계 증설을 최근 마무리했다. 체코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 550만 개에서 올해 920만 개로 증가하고 내년에는 최종 1100만 개까지 높아질 예정이다. 넥센타이어의 연간 총생산능력도 4500만 개에서 5200만 개로 15% 늘어난다. 이 회사는 미국 공장 신설도 준비하고 있다.
3사가 업황 악화 속에서도 시설 투자를 단행한 것은 글로벌 타이어 수요가 꾸준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어서다. 특히 고수익 제품인 전기차용 타이어의 수요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 전기차는 2021년을 기점으로 판매량이 대폭 뛰었는데 당시 팔린 전기차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교체 주기를 맞기 때문이다. 전기차용 타이어의 교체 주기는 2~3년으로 일반 타이어(4~5년)보다 짧다.
해외 공장 확장으로 현지 완성차 제조사의 수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용 타이어(OE)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현지 공장 인근에 생산능력을 갖춰야 계약을 따내기 쉽다”며 “미국 등 주요국이 한국산 타이어에 부과하는 관세를 우회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