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통해 국내 인재 양성 및 해외 인재 확보에 집중하기로 했다. 석·박사급 인력 3700여 명을 양성하는 한편 실무 인력 양성에도 공을 들여 한국에서도 엔비디아나 퀄컴 같은 세계적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가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해외 인재 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해 사이언스 카드 비자 기간을 연장하는 등 당근책도 제시했다.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반도체 계약학과 및 계약정원제 △반도체 특성화 대학 △반도체 아카데미 등의 교육 과정을 통해 학사급 실무 인재를 올해 3만여 명가량 배출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또 △인공지능(AI) 반도체 대학원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 △BK21 교육연구단 등 연구개발 기반 인력 양성 과정을 확대해 석·박사급 고급인재를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토종 팹리스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도 추진한다. 반도체 학과 관련 학부생이 설계한 칩을 직접 제작할 수 있게 하는 ‘마이 칩(My Chip)’ 서비스 이용 가능 인력을 올해 600명으로 늘린다. 이외에도 ‘사이언스 카드 비자 기간’을 기존 1년에서 최대 10년으로 늘리는 한편 외국인 거주 원스톱 지원 등으로 해외 인재를 국내에 대거 유치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 반도체 연구 인력의 역량 강화를 위해 해당 인력의 해외 연구기관 파견 규모 또한 2027년까지 206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수도권 대학의 반도체 학과 정원 대폭 증원 등 보다 적극적인 인재 양성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2021년 17만 7000명 수준인 국내 반도체 산업 필요 인력은 2031년 30만 4000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10년 사이에 반도체 인력이 두 배 가까이 늘어야 산업 현장의 인력 수요를 겨우 맞출 수 있는 셈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반도체는 AI·디지털·통신·양자·바이오 등에 적용되는 핵심 기술이자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라며 “초격차 기술과 우수한 전문 인력 확보를 통해 국가 간 반도체 경쟁에서 확실하게 앞서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