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홍해에서 미 군함을 향해 날아온 친(親)이란 예멘 후티 반군의 대함 순항미사일을 격추했다. 후티가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을 지속함에 따라 미국의 대응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14일(현지 시간) 미 중부사령부는 X(옛 트위터) 계정에 이날 오후 4시 45분쯤 홍해 남부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미 이지스 구축함 ‘라분’을 향해 후티 반군의 대함 순항미사일 한 대가 발사됐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미사일은 예멘 서부 호데이다 해안 부근에서 미 전투기에 의해 격추됐고 현재까지 보고된 피해나 부상자는 없다고 덧붙였다.
후티 반군에 맞서 다국적군을 구성해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펼치고 있는 미국은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달 12일에는 영국과 함께 예멘 내 후티 반군 본거지를 타격했으며 다음 날에는 예멘에 위치한 반군 레이더 시설을 공격했다.
이에 이슬람권 국가들이 반발하며 중동 역내 확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미국의 홍해 공격은 바다를 전쟁터로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도 후티 공습을 단행한 미국과 영국을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은 후티 공습 주체인 미국과 영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어떠한 국가에도 예멘에 무력을 사용할 권한을 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홍해 긴장 국면에 기름을 붓고 지역 전체의 안보 위험을 높이는 일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긴장이 지속되면서 카타르 국영 에너지회사 카타르에너지는 안보상의 이유로 홍해상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을 일시 중단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영국군의 공습이후 전날부터 수에즈 운하로 향할 예정이었던 4척의 LNG 유조선이 오만 해안에 멈춰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카타르가 LNG 생산은 계속하지만 홍해 노선 운항이 중단되면 유럽 국가로의 수출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