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 '남매의 난' 조짐에…한미사이언스 13% 껑충

장중 한때 주가 24%까지 치솟아
통합 결정 한미약품·OCI는 약세
시너지 전망 속 "당분간 지켜봐야"

서울 방이동 한미약품 본사, 연합뉴스

한미약품(128940)그룹 총수 일가 내에서 OCI(456040)그룹과 통합하기로 한 결정을 두고 경영권 분쟁의 조짐이 보이자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008930)의 주가가 급등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한미사이언스는 전 거래일보다 4900원(12.76%) 오른 4만 3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20.7% 오른 채 거래를 시작한 한미사이언스는 장중 한때 24.1%까지 주가가 치솟기도 했다. 한미약품은 장중 6.7%까지 올랐다가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4.3% 하락한 33만 8000원에 마감했다. 한미약품과 합병하기로 한 OCI홀딩스(010060)와 OCI는 각각 4.04%, 2.78% 내렸다.


한미사이언스 주가가 이날 크게 오른 것은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OCI그룹과의 통합 결정에 반발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은 이달 12일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의 지분 27.0%를 취득하고 한미사이언스의 주요 주주가 OCI 지분 10.4%를 취득하면서 통합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임 회장의 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이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과 각자 대표를 맡는 방식이다.


임 사장은 통합 결정이 어머니인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겸 한미사이언스 대표와 여동생인 임 실장의 주도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돌연 이견을 제기하고 나섰다. 임 사장은 13일 자신의 개인 회사인 코리그룹의 X(옛 트위터) 계정에 “한미사이언스와 OCI 발표와 관련해 한미 측이나 가족에게 어떠한 형태의 고지나 정보·자료도 전달 받은 적이 없다”며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파악한 후 공식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미약품과 OCI그룹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보면서도 경영권 분쟁 추이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이 OCI의 현금 창출 능력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에 투자할 수 있고 OCI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출 비중도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임 회장의 별세 이후 상속세 이슈와 맞물려 지속적으로 문제가 된 형제간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났다”며 "향후 진행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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