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다시 꼭 만나"…결혼도 안 한 여성들 '유산 브이로그' 보는 이유가

유튜브 캡처

당장은 임신 계획이 없는데도 유산, 시험관 시술, 난자 동결 등 난임 극복기를 담은 개인 유튜브를 찾아보는 20대 여성이 늘어나고 있다.


임신과 출산을 준비하는 기혼 여성들로 한정됐던 해당 콘텐츠의 주 시청자층이 미혼 여성들로 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면서 난임과 유산에 대한 체감도가 높아진 사회적 분위기를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 10명 중 2명꼴로 유산 경험과 과체중 등 이유로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인제대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팀이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임신 준비 지원 사업에 참여한 20~45세 여성 2274명을 분석한 결과 19.48%(443명)가 난임 경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튜브 캡처

특히 개인 채널은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과 달리 난임의 여정을 가감 없이 접할 수 있어서 유익하다는 평가다.


유산이 흔해진 와중에도 아이를 떠나보낸 경험을 일상 대화로 꺼내기는 여전히 민감한 만큼 젊은 여성들은 주변 지인보다는 온라인에서 자기 경험을 솔직하게 공유하는 영상을 찾아보게 된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가임기 청년이 유산과 난임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난임 시술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부인과 교수인 최안나 국립중앙의료원 앙난임·우울증상담센터장은 "30대에 접어들면 사실상 '난임 예비군'이라고 불릴 정도로 가임력이 급격히 저하된다"며 "임신 계획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20대 때부터 유산과 난임에 관한 정보를 접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는 남성들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최 센터장은 그러면서도 난자 동결, 시험관 시술을 통해 쉽게 난임을 극복하는 것처럼 미화하는 콘텐츠는 유의해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방송에서 연예인들의 노산을 가볍고 긍정적으로만 보여주는 경우가 많아 그와 다른 상황에 놓인 난임 여성들이 크게 좌절하곤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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