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첫 대선 후보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가 15일(현지 시간) 예상대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도적 승리로 끝나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단합’을 강조하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였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와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대사는 결과를 수용하면서도 향후 코커스와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경쟁을 이어갈 의지를 드러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열린 승리 축하 행사에서 “정말로 지금이 우리 모두가 함께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며 “공화당이든 민주당이든, 진보든 보수든 단결해서 세상을 바로잡을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을 최우선(America first)에 두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며 자신의 대선 슬로건을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주만 해도 경쟁 후보들을 향해 ‘멍청이’ 등 막말을 쏟아냈지만 이날은 “두 명 모두 아주 잘했다”고 평가하며 여유를 과시했다. 코커스 직후 후보를 사퇴한 비벡 라마스와미에 대해서도 “맨땅에서 8%가량의 득표율을 얻어내는 엄청난 일을 했다”며 추켜세웠다.
현재 미국의 불법 이민 폭증 사태와 연결 지어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많은 (불법) 이민자들이 우리나라를 침략하고 있는데 왜 그들(민주당)은 그게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며 “(재선에 성공하면) 국경을 봉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을 거칠게 대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아이오와주 99개 카운티를 모두 방문하며 각별히 공들인 끝에 ‘깜짝 2위’에 오른 디샌티스 주지사는 주류 언론에 비판적인 평소의 태도를 이날도 가감 없이 드러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그들은 몇 달 전부터 우리가 끝났다는 기사를 썼다”며 “하지만 그런 훼방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이오와에서 대의원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디샌티스 주지사에게 밀려 3위를 차지한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축하하고 싶다”면서도 “보수 리더십의 새 세대를 택할 때”라며 ‘세대교체’ 메시지를 냈다.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와 바이든은 모두 우리나라를 수조 달러의 빚더미에 올려놓았고 우리 아이들은 그들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인 70%는 트럼프와 바이든의 ‘리턴 매치’를 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