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증시는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seven)’으로 불린 7개 종목의 독무대였다. 인공지능(AI) 기술의 최대 수혜주로 여겨지는 애플과 아마존, 알파벳(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테슬라가 그 주인공이다. 미국 증시는 이들 7개 종목의 급등에 불균형적인 성장을 보였다.
투자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역시 매그니피센트7을 얼마나 담고 있는지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 특히 대형 기술주를 제외한 다른 업종의 성과가 대부분 저조해 이들을 보유하지 않은 포트폴리오의 경우 벤치마크 수익률을 상회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극심한 시장 편중으로 쉽사리 눈에 띄지 않는 영향도 발생하고 있다. 주요 주식 벤치마크지수 제공업체는 일반적으로 성장주와 가치주 사이의 균형 잡힌 스타일을 목표로 삼는데, 벤치마크의 스타일 구성에 왜곡이 생긴 것이다.
대형주 벤치마크의 약 28%를 차지하는 러셀1000(Russell1000) 지수를 예로 들어보자. 지난해 시장을 주도하며 지수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한 매그니피센트7은 대부분 성장주이기 때문에 시가총액 스펙트럼에 편향이 생겼다. 러셀1000의 상위 500대 기업은 성장주 쪽으로 치우쳤으며, 다음 500대 기업은 가치주 비중이 73%에 달할 정도로 가치주 쪽으로 크게 치우쳤다.
벤치마크를 추종하는 패시브 투자자들은 지난해 매그니피센트7 랠리의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하지만 벤치마크 스타일 구성에 매그니피센트7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서 다양성이 부족해지고 투자 리스크는 늘어났다. 물론 초대형주 중에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가 포함돼 있어 투자자들은 사업 잠재력과 밸류에이션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종목을 선별하고, 포트폴리오의 투자 철학에 따라 적절한 비중으로 보유해야 한다.
또한 투자자들은 중형주, 즉 러셀1000에 포함된 하위 800개 주식에 가치주 비중이 역사상 유례없을 정도로 높다는 점을 잘 파악해야 한다. 가치주 투자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성장주와는 다른 유형의 종목 분석을 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벤치마크 스타일에 아직 포착되지 않은 편향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전략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자신의 포트폴리오가 장기적인 목표에 알맞은 스타일로 구성되어 있는지 사전에 확인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도 일반적으로 수익률이 급격히 집중되는 시기가 지나면 시장 기여도가 분산되는 시기로 이어졌다. 시장에는 아직 상대적으로 매력적인 밸류에이션과 견조한 성장 잠재력을 갖춘 여러 기업이 드러나지 않은 채 존재하고 있다. 시장 편중 리스크를 피하고 장기적으로 안정된 수익을 내기 위해 투자자들의 전략적 접근과 선별적 투자의 중요성이 커지는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