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방러 중인 최선희 북한 외무상을 만났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최 외무상을 맞이했다고 전했다. 통신이 텔레그램에 공개한 영상에서 푸틴 대통령은 접견실로 들어오면서 먼저 기다리고 있던 최 외무상을 발견하자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청했다. 이후 크렘린궁도 홈페이지를 통해 푸틴 대통령이 최 외무상을 만나 앞서 이날 낮 열린 북러 외무장관 회담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유리 우샤코프 보좌관도 이 자리에 함께했다. 크렘린궁은 다만 회담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께 종료된 지방정부 관리들과의 회의 이후 최 외무상을 만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이례적인 만남(rare talks)”이라는 표현과 함께 이 소식을 전하며 양국의 한층 강화된 관계를 조명했다.
앞서 최 외무상은 이날 낮 12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하면서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 협의 이행 상황과 한반도 문제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북한 답방 일정도 논의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외무상은 모두발언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푸틴 대통령을 북한으로 초청했다고 언급했다. 페스코프 대변인도 전날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일정이 외교 채널을 통해 조율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이 올해 북한을 방문하면 2000년 7월 이후 약 24년 만이 된다.
최 외무상이 푸틴 대통령을 대면한 자리에서는 무기 거래와 관련한 이야기가 오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으로부터 제공 받은 포탄과 미사일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양국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지난 14일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러시아 국영 로시야1 방송 인터뷰에서 최 외무상의 방러 일정을 언급하며 “우리는 어떤 것도 위반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전쟁에서 북한이 불법 공급한 무기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최 외무상은 17일까지 일정으로 지난 14일 모스크바를 방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