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PEF) 운용사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가 올해 10번째 블라인드 펀드(투자처를 정하지 않고 조성한 펀드) 청산 절차에 들어간다. 이 펀드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야놀자에 투자해 이미 높은 수익률을 확정한 상태로 펀드에 남아있는 기업인 자동차 부품사 케이디에이(KDA) 등의 연내 매각도 이뤄질 전망이다.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스카이레이크는 올해 안에 10호 블라인드 펀드 투자 회수를 완료하고 청산할 예정이다. 스카이레이크가 2016년 10월 조성한 10호 펀드는 국민연금·KDB산업은행·교직원공제회·행정공제회·군인공제회·경찰공제회·과학기술인공제회·KB국민은행 등 대형 기관출자가들이 대거 출자해 6277억 원 규모로 조성됐다.
스카이레이크는 10호 펀드를 통해 독립 보험대리점(GA) 에이플러스에셋, 숙박 앱 야놀자, 도장 전문업체 코팅코리아, 연성 동박적층필름(FCCL) 업체 넥스플렉스, 자동차 부품사 KDA, 아웃도어 브랜드 헬리녹스 등 7개 회사에 투자했다. 이중 에이플러스에셋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통해 원금 중 일부를 회수했고, 코팅코리아는 또 다른 PEF 운용사 노앤파트너스에, 넥스플렉스는 MBK파트너스에 각각 매각했다. 헬리녹스 역시 IMM인베스트먼트와 아주IB에 매각하며 투자를 마무리했다.
10호 펀드 투자 기업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은 기업은 야놀자다. 스카이레이크는 2017년 360억 원을 야놀자에 투자했는데 당시 야놀자의 기업가치는 6000억 원으로 평가됐다. 이후 야놀자는 가파른 상장세를 보이며 2019년 싱가포르투자청(GIC)을 주요 주주로 맞이한 후 2021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조 원을 투자받으면서 무려 8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GIC와 비전펀드에 차례로 지분 일부를 매각하며 1500억 원의 투자 수익을 올린 스카레이크는 야놀자가 계획대로 기업가치 10조 원으로 나스닥 입성에 성공할 경우 2400억 원을 추가로 회수할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야놀자 투자 한 건으로 투자 원금 대비 5배 넘는 차익을 내는 셈이다.
현재 스카이레이크는 상반기 거래 완료를 목표로 KDA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10호 펀드에 담긴 자산을 모두 매각한 후 연내 청산 절차를 밟는다는 계획이다.
스카이레이크는 전 정보통신부 장관인 진대제 회장이 2006년 설립한 1세대 PEF 운용사다. 진 회장과 민현기 사장의 공동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1조 2000억 원 규모의 12호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