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안전진단 없는 재건축 동의…市가 속도낼 부분 검토할것"

■ 서울시장 신년 간담
"집값 하락은 아직 갈길 멀어"

오세훈 서울시장이 1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30년 된 노후 아파트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정부 방침에 동의하면서도 부작용을 우려해 신중하게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집값이 더 떨어져야 한다는 견해도 제시했다.


오 시장은 17일 서울시청에서 출입기자단 신년 간담회을 열고 최근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공급 대책에 대해 “정부의 주택 정책에 대해서 그 정신에 동의한다"며 “가고자 하는 방향만큼은 동의하므로 정비사업에서 서울시가 구체적인 규정이나 방침을 바꿔서 지금보다 속도를 낼 수 있는지, 물량을 더 낼 부분은 없는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10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에서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아파트를 지은 지 30년이 넘었다면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을 시작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재건축 패스트트랙'을 도입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재개발도 기존에는 30년 넘은 건물이 전체의 3분의 2(66.7%) 이상이어야 노후도 요건을 충족해 재개발 절차를 시작할 수 있는데 이 기준을 60%로 완화한다.


정부 방침에 서울의 경우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까지 적용하면 재건축 사업 기간이 최대 5∼6년가량 단축될 전망이다. 오 시장은 “정부에서 이번에 발표한 주택 정책의 정신에 동의한다”면서도 “다만 현실적으로 적용하기에는 현장에 내려가면 부분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깊이 있는 검토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건설 원가 상승으로 공공 사업이 유찰되는 것은 고민거리다. 오 시장은 건설사들이 사업비 증액을 바란다는 지적에 대해 “올려줘야하지만 얼마나 올려주느냐가 문제”라며 “인상이 좀 되야 하는데 어느 정도라야 시민들이 동의할 액수냐에서 고민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문재인 정부 이전으로 서울 집값이 떨어져야 한다는 의견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집값이 하향 안정화 돼야 한다는 게 흔들림 없는 서울시의 행정 목표”라며 “최근 매물이 쌓이고 가격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지만 워낙 짧은 기간 급격한 상승을 했기 때문에 현 수준이 서울시가 설정한 하향 안정화에 도달했다고 보기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