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KB인베·신한벤투…투자 이끈 금융계열 VC

모그룹 자체 출자 능력 토대로
투자조합 결성·인력영입 쉬워
실적 상위 5곳 중 4곳 금융계열



지난해 벤처 투자 시장은 한국투자파트너스, KB인베스트먼트, 신한벤처투자 등 금융 계열 벤처캐피털(VC)이 이끌었다. 자체 출자 능력에 대규모 투자 조합 결성이 더해지면서 공세적인 투자에 나섰던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벤처투자회사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3분기 누적 기준으로 가장 많은 벤처 투자에 나섰던 VC는 한국투자파트너스(2014억 원)였다. KB인베스트먼트(1737억 원), 신한벤처투자(981억 원)가 뒤를 이었다. 1~3위 모두 금융 계열 VC가 차지했다. 4위 IMM인베스트먼트(895억 원)를 제외하면 5위에 오른 미래에셋벤처투자(648억 원)까지 상위 5개 사 중 4개 사가 대형 금융그룹 계열 VC였다.



연도별 3분기 누적 벤처 투자 금액. 단위: 억 원, 개 사. 사진 제공= 한국벤처캐피탈협회


금융 계열 VC가 투자 시장을 선도했던 가장 큰 이유는 모그룹의 강력한 자체 출자 능력이 꼽힌다. 신한금융그룹의 경우 자체적으로 투자 펀드를 조성한 후 계열사 신한벤처투자에 펀드 운용을 맡긴다. 각각 3000억 원 규모인 ‘원신한 커넥트 신기술투자조합’ 1·2호가 대표적이다. KB금융그룹은 KB국민은행, KB증권, KB캐피탈,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가 KB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결성한 2500억 원 규모 ‘글로벌플랫폼펀드2호’에 출자자(LP)로 참여했다. 운용사 출자금(GP커밋)을 포함하면 KB금융그룹에서만 2000억 원을 투자했다.


금융사 계열 VC를 제외한 지난해 투자 실적 1위~5위는 △IMM인베스트먼트(895억 원) △컴퍼니케이파트너스(616억 원) △티에스인베스트먼트(613억 원)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556억 원)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541억 원) 순이었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순위권 내에 들지는 못했지만 지난해 8600억 원 규모의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23’을 결성하며 시장의 관심을 모았다.


한편 기업 초기 단계 때 투자하는 엑셀러레이터(AC)는 투자 집행 액수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퓨처플레이(97억 원), 블루포인트파트너스(57억 원), 스파크랩(37억 원) 등이 상위권이지만 최대 투자사의 투자규모가 100억 원에도 못미쳤다. 또 지난해 3분기까지 투자 실적이 아예 없는 곳도 48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에 포함된 348개 사 중 13.8%에 해당하는 비중이다. 지난해 1~3분기 총 벤처 투자 금액은 3조 6952억 원, 신규 결성된 조합 수는 184개(4조 1129억 원)였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