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M&A 나선 OCI·오리온 '날개없는 추락'

오리온, 레고켐바이오 인수 이후 52주 최저가 경신
OCI홀딩스도 4거래일 연속 주가 하락
"단기간 내 시너지 불투명…실적 성장 기대 어려워"

OCI홀딩스와 오리온 본사

OCI홀딩스(010060)와 오리온(271560)이 바이오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지만, 시장선 이종 사업 간 사업 시너지 효과에 물음표를 던지면서 주가는 반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오리온은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6.73% 내린 9만 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리온은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임에도 2022년 9월 7일(9만 4100원) 이후 1년 4개월 이래 최저가를 기록했다. 오리온이 5485억 원에 인수한 신약 개발사 레고켐바이오(141080)도 전일 대비 2.30% 하락한 5만 1000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그룹 간 통합을 결정한 한미약품과 OCI(456040)홀딩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OCI홀딩스는 이날 3.51% 하락한 9만 3400원에 거래를 마감했으며, 통합 소식을 발표한 12일 이후 4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한미약품도 이날 3.08% 하락 마감했으며, 경영권 분쟁의 조짐을 보이자 주가가 급등했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008930)도 주가가 11.30% 추락했다.


이들 기업이 바이오 기업 빅딜을 단행했음에도 주가가 연일 약세를 보이는 것은 양사간 사업 시너지와 실적 개선을 단기간 내 기대하기 어려운 영향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선 바이오 사업은 장기간 연구개발(R&D)이 필요하고, 이종 사업 간 시너지가 불투명할 수 있단 우려를 내놓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제과 사업 회사인 오리온의 바이오 사업 투자 확대로 인해 음식료 업체가 보유한 실적 안정성 측면의 투자 포인트가 희석되고 이종사업 투자에 따른 시너지 효과에 대한 의문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명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바이오에 대한 관심과 성과 도출은 다른 것"이라며 "오리온과 OCI홀딩스 모두 제약사업에서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는 만큼 이번 투자 이후에도 풍부한 자금력으로 글로벌 신약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OCI홀딩스와 오리온이 그간 바이오 사업 진출을 검토해온 만큼 제약사 인수로 바이오 사업 진출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OCI홀딩스는 2022년 부광약품을 인수했고, 오리온은 2021년 중국 난치성치과치료제를 개발하는 중국 국영제약기업과 합작법인 '산둥루캉하오리요우'를 설립해 국내 백신기업 큐라티스와 결핵백신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OCI홀딩스의 주력 사업인 폴리실리콘 사업이 경쟁이 심하고 변동성이 높다는 점은 저평가의 원인이었으나, 성장성 높은 사업에 투자하게 돼 변동성 높은 기존 사업의 비중이 작아져 저평가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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