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만나 한반도 정세에 관해 논의하고 ‘민감한 분야’를 포함한 모든 영역에서 양국의 관계를 발전시키기로 했다고 크렘린궁이 17일(현지 시간) 밝혔다.
북한이 연초부터 무력시위에 나서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쟁 위협 발언까지 쏟아내는 상황에서 한미일은 미 핵추진항공모함 칼빈슨호(CVN-70)가 참여한 역대 최대 규모의 연합 해상 훈련을 펼치며 맞대응에 나섰다. 한미일 북핵수석대표들도 서울로 모여 북한의 대남 위협 상황을 점검하는 강력한 공조에 나선다.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과 최 외무상의 전날 면담 내용과 관련해 “대체로 양자 관계, 한반도 상황에 관해 대화했으며 가장 시급한 국제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북한이 우리의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고 반복해서 말했으며 민감한 분야를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양자 관계 발전에 주로 초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민감 분야’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는 2022년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에 필요한 포탄과 미사일을 북한으로부터 공급받는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러시아는 특별군사작전에 대한 북한의 지지에 감사를 표해왔다. 북한은 군사 물품 지원의 대가로 러시아의 인공위성 등 첨단기술 분야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러시아와 북한은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지만 서방은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며 주시하고 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한미 해군 및 일본 해상자위대는 15일부터 오늘까지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한미일 해상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훈련에는 우리 해군 이지스 구축함 세종대왕함과 왕건함 등 2척, 미 해군 제1항모강습단 소속 핵항모 칼빈슨호 등 5척, 일본 해상자위대 이지스함 콩고함 등 2척을 포함해 모두 9척이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통상 한미일 연합 해상 훈련에는 5척 안팎이 동원되는데 2배가량인 9척은 이례적 규모다. 특히 미국의 핵추진항공모함 칼빈슨함이 지난해 11월 이후 약 두 달 만에 다시 한반도 근해로 진입해 한미일 연합 해상 훈련을 펼쳤다.
3국은 이번 훈련에서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수중 위협 등에 대한 한미일의 억제·대응 능력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 김명수 합참의장은 훈련 첫날 칼빈슨함을 방문해 훈련 상황을 점검했다. 합참은 “이번 훈련은 한미일이 3자 훈련 계획을 공동으로 수립해 올해 최초로 시행하는 연합 해상 훈련”이라며 “북핵·미사일 대응 능력을 높이는 동시에 북한의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 역량과 의지를 보여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3국의 북핵수석대표들은 이날 오후 서울에서 한일 협의를 시작으로 18일 한미, 한미일 협의를 연쇄적으로 연다. 북한의 무력 도발 위협으로 긴장감이 커진 한반도 문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