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폰 선점 '골든타임' 확보한 삼성…애플에 내준 왕좌 되찾는다[갤럭시S24 언팩]

■전세역전 노리는 삼성
고가폰 선호에 출하량 1위 뺏겨
프리미엄폰 시장 경쟁우위 확보
AI폰 비중 2027년 40%로 성장

삼성전자가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신제품 공개행사 \'삼성 갤럭시 언팩 2024'를 열고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했다. 사진은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갤럭시 S24 시리즈를 손에 든 모습. 사진 제공=삼성전자

갤럭시 S24 시리즈가 애플 아이폰과의 경쟁에서 전작들보다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됐다. 삼성전자가 세계 1위를 자랑하던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애플에 추월당하면서 올해는 수성이 아닌 공세에 나서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아직 애플이 진출하지 못한 인공지능(AI) 스마트폰 시장 선점을 통해 전세 역전을 꾀한다.


17일 시장조사 업체 IDC에 따르면 애플이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20.1%의 점유율(출하량 기준)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19.4%로 2위로 내려왔다. 2010년대 스마트폰이 상용화된 후 삼성전자가 애플에 출하량으로 뒤처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출하량은 각 사의 스마트폰 판매 실적을 가늠하는 지표다.





IDC는 소비자의 프리미엄폰(고급형) 선호 현상이 심화하면서 상대적으로 고가인 아이폰의 인기가 더욱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인해 가격에 민감한 중저가폰 위주로 수요가 줄었고 저렴한 ‘갤럭시 A’ 시리즈를 판매하는 삼성전자에 더 큰 타격을 입혔다는 것이다. 다른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600달러(약 81만 원) 이상 프리미엄폰의 판매 비중이 매년 커져 지난해에는 24%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생성형 AI 모델을 달고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는 ‘AI폰’ 시장을 선점해 프리미엄폰 중심의 시장 재편에 대응하고 애플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계획이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과 적극 협업하는 삼성전자와 달리 독자 노선을 걷는 애플은 생성형 AI 분야에서 아직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AI 기능이 대거 탑재될 ‘아이폰16’ 역시 9월께나 나올 수 있어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AI폰 시장을 선점할 ‘골든타임’이 생겼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스마트폰 가운데 AI폰의 비중은 2027년 40%까지 성장하고 초기인 올해와 내년은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 절반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애플은 갤럭시 S24 언팩 당일인 18일 삼성전자의 국내 기자 간담회와 동시간대에 새로운 매장 ‘애플 홍대’를 공개하는 미디어 행사를 열며 견제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유럽·동남아시아 등에 갤럭시 AI를 체험할 수 있는 매장을 늘리는 동시에 인도처럼 소비자 구매력이 낮은 시장에서 중고폰 보상이나 0%대 이자 할부 같은 유인책을 만들어 갤럭시 S24 보급을 적극 유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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