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골드만 등 美 월가 "지정학 위험과 부채 증가…경제전망 신중해야" 경고

고용지표 개선·인플레 속도 둔화에도
미국 경제 연착륙 전망보다는 주의 촉구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CNBC캡처

미국 월가의 대형 투자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이 지정학적 위험과 정부 부채 증가 문제 등이 향후 미국 경제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미국의 고용지표가 개선되고 인플레이션 속도가 둔화하면서 경제 연착륙 예상이 나오고 있으나 전망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다.


17일(현지시간) JP모건 체이스의 CEO인 제이미 다이먼은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서 CNBC와 인터뷰하며 “지정학적 위험과 금융 문제가 복합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와 내년 미국 경제 전망에 신중한 자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겹친데다가 홍해 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행해 온 양적 긴축(QT·시중 유동성 흡수) 정책이 어떻게 작동했는지 아직 알 수 없다”며 “최근 시장 상황이 전보다 나아졌으나 완화적 통화 정책으로 인한 영향이 남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식 시장의 회복과 개선된 고용지표 등으로 미국 경제의 연착륙 전망이 나오지만 다이먼은 주의를 촉구하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2022년에도 다이먼은 투자자들에게 전쟁과 QT 정책으로 인한 경제 폭풍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날 골드만삭스 CEO 데이비드 솔로몬도 미국의 부채 수준이 증가하고 있는 데에 우려를 표하며 올해 7차례의 금리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솔로몬은 “지정학적 문제를 제외한 시장의 환경이 1년 전보다 나아졌다고 느끼지만 치솟는 정부 부채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미국 민간연구기관 콘퍼런스보드가 기업 경영진 1200여명을 대상을 한 설문조사에서도 올해 미국 기업들이 가장 걱정하는 위험 요소는 ‘경기침체’였다.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미국 CEO의 37%가 올해 경기 침체에 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물가상승 속도가 완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연준의 목표인 2% 보다 높다는 점도 경제 우려를 더한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3.4% 상승해 예상치를 웃돌았다. 지난 9일 공개된 전미자영업연맹(NFIB)의 지난해 12월 중소기업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인플레이션이 ‘제조업 분야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나타났다.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인력수급이 어려운 탓이다. NFIB의 빌 던켈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과 우수인력 확보 문제가 중소기업에 지속적으로 어려운 문제였으며, 2024년에 더 나아질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분석기관 콘퍼런스보드의 다나 피터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인플레이션이 다소 둔화하긴 했으나 물가 수준은 익숙한 수준보다 훨씬 높으며 금리도 여전히 높다”며 “대출만기가 도래하는 기업이 많은데 높은 금리로 인해 채무 불이행 위험이 커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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