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사진) 롯데지주(004990) 미래성장실장(전무)이 올 초부터 그룹 경영 전면에 등장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글로벌 전시 행사에도 공개적으로 모습을 나타내는 한편 롯데지주 내 미래성장실 조직 재편을 주도하고 그룹 사장단회의에도 처음으로 등장했다.
신 전무는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2024년 롯데 사장단회의(VCM)’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신 전무는 롯데그룹 경영 전반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를 하는 사장단회의에 지난해 상·하반기에도 참석했지만 당시는 롯데케미칼 상무로서 공식 참석 대상자가 아니라 발언권에 한계가 있었다.
지난해 12월 인사에서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을 총괄하게 된 신 전무는 최근 미래성장실을 글로벌팀과 신성장팀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미래성장실은 롯데의 중장기 비전을 설정하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목표를 가진 조직이다. 김수년 상무보와 서승욱 상무가 각각 글로벌팀장, 신성장팀장을 맡는다. 김 상무보와 서 상무는 각각 1980년생, 1977년생으로 1986년생인 신 전무와 함께 지주 내에서도 젊은 임원으로 꼽힌다.
미래성장실을 개편한 것은 신 회장이 지난해 화두로 던진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는 지난해부터 해외 사업 확대와 디지털 헬스케어, 모빌리티, 2차전지 등 신사업 진출에 전사적인 공을 들이고 있다. 신 전무는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겸하며 롯데의 신사업 중 최전선에 있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의 글로벌 전략도 담당하고 있다.
신 전무는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도 참가해 미래 기술을 살펴보는 등 공개 행보를 시작했다. 신 전무는 CES 내 롯데정보통신 전시관뿐 아니라 소니 전기차, 증강현실(AR) 제조사 엑스리얼 부스 등 롯데가 미래 사업으로 점찍은 모빌리티·디지털·헬스케어에 대한 신기술을 둘러봤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사업 발굴은 차기 후계자의 첫 관문과도 같다”며 “유통 왕국이었던 롯데를 글로벌 소재·화학 기업으로 키운 신 회장에 이어 신 전무 역시 롯데의 차세대 먹거리를 찾기 위해 올해 본격적인 광폭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