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혁신 없으면 우리도 파괴대상…강력한 실행력 필요"

[롯데 상반기 사장단회의]
화학·유통·건설 위기 지속
새 경영진 새 리더십 강조
위기 극복은 역량 강화로
신유열 전무 첫 참석도

신동빈 롯데 회장이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신격호 선대회장 추도식에서 헌화하고 있다. 사진 제공=롯데

신동빈 롯데 회장이 올해 첫 사장단 회의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강력한 실행력을 발휘해 달라”고 주문했다.


신 회장은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상반기 롯데 사장단회의(VCM)’에서 “새로운 시대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롯데그룹이 될 수 있도록 강력한 실행력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경영진에게 강조했다. 지난해 사장단회의에서 과거 경험에서 벗어난 차별적 성공 방식을 구상하라는 주문을 했다면 올 상반기 회의에서는 이를 강력하게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사장단회의에서는 신 회장을 비롯해 롯데지주(004990) 대표이사 및 실장, 각 사업군 총괄대표와 계열사 대표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신 회장은 국내외 경제가 ‘초 불확실성'에 처해 있다고 분석했다. 신 회장은 “올해 많은 기관과 전문가들의 예상처럼 국내 경제의 저성장과 글로벌 경기 침체, 국내외 정치적 이벤트 등으로 과거보다 더 예측 불가능한 해가 될 것”이라며 “그룹 전체가 경영환경 변화를 주시하며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큰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어떠한 부침에도 계열사 임직원들이 철저한 준비를 해야한다는 점도 강조한 것이다.


올해 경영 방침으로는 △산업 내 선도적 입지 확보 △글로벌 사업 확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종합적 리스크 관리 등 4가지를 꼽았다. 신 회장은 “베트남 쇼핑몰 중 최단기간 매출 1000억 원 달성이 예상되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처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지난해에 이어 글로벌 시장 확대를 강조했다. 신 회장은 “성장 기회가 있는 국가라면 사업 진출 및 시장 확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라”며 “불확실성이 큰 시기인 만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계열사 대표들의 역할로는 비전과 혁신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신 회장은 “명확한 비전을 제시해 조직과 직원을 한 방향으로 이끄는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며 “우리도 미래를 위해 혁신하지 않으면 파괴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이 지난해부터 강조한 인공지능(AI)을 다시 한 번 화두로 꺼냈다. 신 회장은 “AI를 단순히 업무 효율화 수단으로 생각하지 말고, 혁신의 관점에서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여겨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사장단회의가 열린 롯데월드타워 앞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훈기 롯데케미칼 대표는 올해 매각하기로 한 파키스탄 자회사 매각 불발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홍보실을 통해 질문해 달라”며 말을 아꼈다. 김상현 유통HQ총괄 대표 겸 부회장은 “(올해도) 더 잘해야 할 것”이라며 “올해도 지속적으로 펼쳐온 디지털 전환을 진행하고 더 건전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도 마트와 슈퍼 통합은 잘 진행되고 있다고 했고 롭스 사업 부진에 대해서는 “다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는 “(회의에서) 송도 공장 증설과 관련된 얘기를 하겠다”고 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송도 공장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신 회장은 이날 오전 고(故) 신격호 회장 4주기 추도식을 진행했다. 추도식에는 신유열 전무, 이 부회장 등 지주 각 실장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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