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의료기관의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 부당한 요구나 지시와 같은 ‘갑질’을 경험했다는 응답이 42%에 달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3년 공공 의료기관 및 국공립대학 종합 청렴도 평가 결과'를 18일 공개했다.
평가 지표 중 공공 의료기관 내부에서 일하는 근무자들이 평가한 '청렴 체감도'는 100점 만점에 60.7점에 그쳤다. 부패 경험률은 환자·계약업체 등 외부가 0.44%인 반면 내부 구성원들의 부패 경험률은 2.09%로 훨씬 높았다.
공공 의료기관 내부 구성원들이 부당한 요구나 지시 등 갑질을 경험했다는 응답 비율은 42.3%에 달했다. 갑질 행위의 원인으로는 상급자들의 개선 의지 부족을 꼽는 응답이 29.1%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중간 관리자급 이상을 상대로 갑질 예방 교육을 하는 공공 의료기관은 13곳에 그치는 등 기관 차원의 갑질 개선 노력은 부족했다고 권익위는 지적했다.
국공립대학도 내부 구성원이 평가한 연구·행정 영역의 청렴 체감도는 71.0점에 그쳤다. 계약 업무 상대방 등 외부에서 경험한 국공립대 부패 비율은 0.06%로 낮은 반면 조직 내에서 금품 요구·수수 관련 경험을 했다는 비율은 2.16%로 높게 나타났다. 권익위가 국공립대학 특수성을 반영해 별도 조사한 '연구비 횡령·편취 경험률'은 2.49%에 달했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공공의료기관의 부패·갑질 행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이 되고 국공립대학교 연구비 부정 사용 행태는 건전한 학문 연구와 대학 운영에 걸림돌이 된다"며 "건전성과 투명성을 높일 개선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권익위는 2013년부터 국공립대와 공공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종합 청렴도 평가를 매년 실시하고 있다. 공공의료기관·국공립대와 업무 경험이 있는 환자·계약업체 등 외부의 4300여 명, 내부 구성원 6400여 명을 포함해 약 1만 명이 설문 조사에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