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영탁(박영탁·40)과 상표권 분쟁을 빚은 막걸리 제조업체 예천양조의 대표가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는 “영탁이 모델료로 연간 50억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 17일 서울동부지법 형사8단독 김선숙 판사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백모 예천양조 대표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명예훼손·협박 혐의로 함께 기소된 예천양조 서울지부 지사장 조모씨도 같은 처벌을 받게 됐다.
앞서 예천양조는 2020년 영탁 측과 광고 모델 계약을 체결한 후 영탁 막걸리를 출시 및 판매했다. 예천양조는 영탁 막걸리 상표권을 출원하고자 했으나 영탁의 가수 활동 예명과 동일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받았다.
이후 영탁 측과 상표권 출원과 모델 재계약 등에 대한 협의를 진행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예천양조 측은 “영탁 측이 1년에 50억원씩 3년간 모델료로 총 150억원을 요구해 협상이 결렬됐다. 무상으로 대리점까지 운영하게 해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또 영탁막걸리 상표권과 관련해 “특허청으로부터 ‘상표권 등록을 위해 영탁 본인에게 등록 승낙서 자필 사인을 받아달라’는 연락을 받고 영탁 어머니에게 요청했는데 얼마 뒤 몰래 예천양조 측과 별개로 상표권을 출원했다”고도 주장했다.
이외에도 영탁 모친이 “돼지머리를 신문지에 싸서 묻지 않으면 회사가 망한다”고 해 그대로 고사를 지내는 등 굿 비용을 지불했고 영탁과의 계약 불발 및 갈등이 알려진 뒤 팬들이 조직적으로 불매운동을 벌여 일부 대리점이 폐업하고 매출도 감소했다고도 백 대표는 주장했다.
지부장 조씨는 이에 앞서 영탁 측에 “언론에 협상 결렬 사실이 공개돼 이미지가 실추돼도 상관 없느냐”는 취지로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은 백 대표 등의 이 같은 주장이 허위라고 지적했다. 영탁 측과 상표권 ‘등록’ 승낙이 아닌 ‘사용’ 승낙을 논의한 것을 백 대표 측도 알고 있었는데도 이들이 예천양조의 상표권 등록을 방해한 것처럼 허위 인터뷰를 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법원은 또 영탁 모친이 ‘돼지머리 고사’를 강요한 적이 없고 팬들의 조직적 불매운동도 없었다고 판단했다.
김 판사는 “백씨 등이 상표권 협상이나 그동안 만남에서 있었던 사실을 허위 사실과 교묘히 섞어 언론과 대중에게 갑질이 있었던 것처럼 공표해 영탁 모친의 명예를 훼손하고 협박했다”며 “피해자들은 이 사건으로 대중들의 비난을 받는 등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법원은 백 대표가 허위사실을 공표한 이유를 ‘돈’이라고 판단했다. 예천양조는 2019년 매출이 1억1543만원이었지만 영탁과 모델 계약을 체결한 뒤 이듬해에는 50억1492만원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이로 인해 공장을 신축하며 투자에 나선 예천양조가 무엇보다 계약 연장이 절실했다는 것이다.
한편 이 외에도 영탁 측은 예천양조를 상대로 낸 영탁막걸리 상표권 사용 금지 청구소송에서도 지난해 7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또 예천양조로부터 무고·업무방해·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소 당한 사건에 대해서도 모두 각하 또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