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피막(1980)’,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1983)’, ‘뽕(1985)’ 등을 연출한 거장이자 원로 영화인 이두용 감독이 19일 별세했다. 향년 82세.

영화계에 따르면 이 감독은 이날 오전 3시께 서울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고인은 지난해부터 폐암으로 투명 중이었다.

1942년생인 고인은 동국대 경제학을 전공한 후 영화계에 입문해 10년 가까이 조감독으로 일하며 연출 경험을 쌓았다. 멜로 드라마 ‘잃어버린 면사포(1970)’으로 감독에 데뷔한 후로는 액션으로 방향을 틀어 1974년 한 해에만 ‘용호대련’, ‘죽엄의 다리’, ‘돌아온 외다리’, ‘분노의 왼발’, ‘속 돌아온 외다리’, ‘배신자’ 등 6편의 태권도 영화를 내놓으며 주목받았다. 이후 ‘초분(1997)’, ‘물도리동(1979)’ 등 한국 토속 문화를 소재로 삼는 영화로 재차 방향을 틀었고 전성기를 맞았다. 굿, 무당 등 한국적 샤머니즘과 에로티시즘을 결합한 ‘피막(1980)’으로 베네치아국제영화제 특별상을 받았고, 가난한 양반집 여인의 잔혹한 운명을 그린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1984)'로 칸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됐다. 한국 영화가 칸영화제에 진출한 것은 이 작품이 처음이다.

고인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60여 편의 영화를 연출해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도 받았다. 1980년대를 풍미한 에로 영화 ‘뽕(1985)’ 시리즈도 그의 대표작이다. 이 밖에도 2003년 나운규의 ‘아리랑’을 리메이크해 주목받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2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