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반도체 제재' 파고드는 中…한국산 소재 공격적 확보

제재 밖 '범용 반도체' 집중투자
韓블랭크마스크 수입 47% 급증

반도체 제조용 블랭크 마스크. 사진제공=에스앤에스텍




중국이 한국산 반도체 소재·부품 수입을 대폭 확대해 범용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규제 탓에 소재·부품 조달에 차질을 빚자 국산 수입을 늘려 범용 반도체의 주도권이라도 쥐겠다는 것이다. 실제 중국은 범용 반도체에서 경쟁력을 보이면서 세계 시장점유율도 매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19일 관세청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對中) 반도체 제조용 블랭크마스크 수출액은 1409만 9000달러(약 189억 원)를 기록했다. 47.69%(2022년 대비)가 늘었다. 한국의 연간 전체 블랭크마스크 수출액 증가율(21%)보다 26%포인트나 높다.


한국의 대중 블랭크마스크 수출액 증가는 중국의 범용(레거시) 반도체 투자가 얼마나 공격적으로 진행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다. 반도체 블랭크마스크는 빛으로 회로 모양을 그려내는 노광 공정 구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소재다. 한국에서는 7㎚(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상 레거시 반도체용 블랭크마스크를 주로 생산하는데 이 소재는 범용이더라도 기술 구현 난도가 높다. 현재 중국은 이 소재를 자체 수급할 능력이 부족해 국내 업체인 에스앤에스텍(101490) 등을 통해 공급받고 있다.


관세청의 대중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수출액 통계에는 삼성 시안 낸드, SK하이닉스 우시 D램 공장으로 향하는 제품의 가격도 함께 집계된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지난해 정보기술(IT) 수요 둔화의 영향으로 현지 웨이퍼 생산량을 크게 줄인 것을 고려하면 중국 본토 업체들이 시황에 상관없이 블랭크마스크를 상당히 공격적으로 확보했고 라인 투자에도 사활을 걸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블랭크마스크 수출 외에도 국내 블랭크마스크 제조용 유리(쿼츠) 수출도 6배 이상 늘었다. 미국 규제를 우회할 수 있는 한국의 반도체 웨이퍼 검사 장비 수출 또한 전년 대비 40%나 늘어났다.


중국은 미 반도체 규제 이후 자체 반도체 수급을 늘리려는 시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중국 외신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반도체 수입 금액은 3494억 달러로 전년 대비 15.4%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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