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집권 자민당에서 불거진 정치자금 모금행사 비자금 스캔들과 관련해 ‘기시다파’ 해산 방침을 밝힌 가운데 자민당 최대 파벌인 ‘아베파’도 해산 결단을 내렸다.
19일(현지 시간) 산케이신문은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집권 자민당 아베파(세이와정책연구회)가 파벌 해체를 결정했다”며 이 같이 전했다. 현역 의원 99명을 보유하고 있는 당내 최대 계파인 아베파가 파벌 해체에 나서면서 자민당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자민당의 최대 계파인 아베파가 파벌 해체를 전격 결정하게 된 데는 기시다 총리가 이날 자신이 이끌던 기시다파(정식 명칭 ‘고치정책연구회’)를 해산하다고 발표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된다면 기시다파 해산은 감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의 결단에 자민당 내 다섯번째 파벌인 니카이파 회장인 니카이 전 간사장도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 자금 문제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니카이파를 해산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반면 당내 계파 2~3위인 아소파와 모테기파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아소파와 모테기파는 소속 의원이 각각 50여명으로 자민당 내에서 아베파에 이어 두 번째와 세 번째로 규모가 큰 파벌이다. 하지만 최대 계파인 아베파가 움직이면서 기시다 총리의 정치적 결단이 효과를 봤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자민당 내 뿌리 깊은 파벌 정치가 근절될 것으로 낙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솔선수범하는 결단을 내렸다”면서도 “아소파와 모테기파는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