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역성장 늪에 빠진 독일 반면교사 삼아 전방위 구조 개혁 나서라

‘유럽의 경제 엔진’으로 불렸던 독일이 다시 역성장의 늪에 빠졌다. 독일 통계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0.3% 감소해 2020년 이후 3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독일의 산업 생산과 제조업 생산은 전년 대비 각각 2.0%, 0.4% 줄었다. 독일 정부는 에너지 가격 급등과 고금리 등이 경기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독일이 올해 가장 취약한 경제 대국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 경제는 자동차 등 제조업 비중이 20%에 달하고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8%로 높아 대외 환경 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러시아 등으로부터 천연가스의 55%를 수입했던 독일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최악의 에너지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구조 개혁을 게을리해 주력 산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독일은 2003 게르하르트 슈뢰더 정부 시절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을 통해 ‘저성장병(病)’을 수술해 성장 궤도로 복귀했다. 하지만 최근 역성장 위기에 처하자 프랑스식 개혁을 도입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독일경제연구소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명확한 우선 순위를 설정하고 연금·노동 개혁을 대대적으로 추진해 규제를 합리화했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정부가 법인세 인하, 노동시장 자유화, 실업보험 개혁, 연금 수급 연령 상향 등을 추진해 경제 회복과 고용 창출을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한국도 제조업 비중이 30%로 높고 대중 수출 의존도가 19.7%에 달해 독일처럼 위태로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정부는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줄이고 수출시장·품목을 다변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독일을 반면교사로 삼아 전방위 구조 개혁을 서둘러 성장 잠재력 확충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는 산업 현장의 법치를 확립하는 성과를 보였을 뿐 본격적인 노동 개혁과 연금·교육 개혁 등에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포퓰리즘에 휘둘리지 말고 고용·해고 및 근로시간 유연성 등을 핵심으로 하는 노동 개혁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생산성을 높이고 질 좋은 일자리도 늘릴 수 있다. 또 초격차 기술 확보와 규제 혁파로 신성장동력을 점화해 우리 경제를 다시 성장 궤도에 올려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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