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포된 도중 병원에서 탈출한 친구의 도주를 돕고 현금까지 건네준 3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1단독 정유미 판사는 범인 은닉 혐의로 기소된 윤 모(30)씨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윤씨는 앞서 2022년 11월에 친구인 박 모씨의 도주를 도운 혐의를 받는다. 박씨는 당시 사기죄로 체포된 상태였지만 갈비뼈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후송된 뒤 MRI 촬영을 위해 수갑이 해제된 틈을 타 도망쳤다. 윤씨는 도주 다음 날 박씨로부터 “병원에서 탈출했으니 만나달라”는 전화를 받은 뒤 곧장 본인의 차로 박씨를 태워 자신의 집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이후 다른 차량으로 갈아탄 윤씨는 박씨와 함께 서울 일대를 돌아다니다가 저녁께 한 버스터미널에 박씨를 내려주면서 현금 약 10만원을 건네준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윤씨는 앞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등의 구성·활동) 혐의로 1년 6개월의 실형을 살고 나온 전과자 출신으로 알려졌다. 해당 혐의는 폭력집단(소위 ‘조폭’)에 가입해 활동한 경우 적용된다. 그는 출소 3개월 만인 2020년 8월 경에 박씨를 만나 친구가 됐다.
재판에서 윤씨는 자신의 행위가 위법임을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사건 정황과 피고인의 인식능력 등에 비추어봤을 때 받아들여질 수 없다”며 이를 기각했다. 이어 “피고인이 사실관계를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등은 인정된다”면서도 누범 기간 중에 이 사건에 이른 점과 범인 은닉 행위가 국가의 사법 기능을 적극적으로 저해하므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