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28차 기후당사국회의(COP28)에서 세계 각국은 ‘탈화석연료 전환’이라는 표현으로 공정하고 질서 있게 화석연료를 줄이는 전환을 하자고 합의했다. 기후당사국회의에서 화석연료로부터 전환하자는 표현이 합의된 것은 처음이다. 전환은 대부분 재생에너지 증가로 이뤄져야 하는 만큼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을 3배로 늘리기로 했다.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넉 달 전 발표한 ‘2050 넷제로 시나리오’ 개정판에서 2030년까지 1만 1000GW만큼의 재생에너지 발전 증가가 필요하다고 한 데서 근거한 것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합의와 선언을 실질적으로 이행하는 것이다. 각 나라마다 재생에너지 자원의 강도가 달라 같은 액수의 투자를 해도 효과는 4배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앞으로 이행 점검 방안에 대한 국제적인 논의에서 해결할 숙제다.
에너지를 소비하는 수송 부문의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히 환영할 일이다. 자동차 부문에서 탄소 중립의 중심 역할은 배터리 전기차가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 생산에 재생에너지가 많아지면 생애전주기 평가로 이산화탄소 배출이 줄어든다. 일부 국가에서 무탄소 발전원으로 원자력발전을 늘리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도 같은 목적을 갖고 있다. 아울러 재생에너지 발전의 확대를 통해 청정한 그린수소를 많이 생산할 수 있다면 수소를 사용하는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나 수소 내연기관차 또한 적용 가능성이 높아진다.
근자에 전기차가 비용과 인프라 문제로 숨 고르기에 들어가고 수소전기차 또한 수소 공급의 한계 때문에 시장이 반토막 난 상황에서 겨우 6년 남은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2050년 탄소 중립 달성을 놓고 회의론이 큰 상황이다.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렸던 26차 기후당사국회의에서는 내연기관차와 석탄화력발전의 퇴출이 제안됐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도리어 다음 해에 유럽연합(EU)이 탄소 중립 연료를 사용한 내연기관차를 인용하는 반전이 일어났다.
내연기관차의 퇴출이라는 듣기 좋은 명분보다 실현 가능한 기술을 아우르는 유럽의 선택은 오랜 계산과 노력을 거친 결과였다. 현재 자동차 시장을 보면 탄소 중립 연료를 이용한 하이브리드 자동차 역시 탄소 중립 모빌리티 동력 기술로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탄소 중립 연료 역시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 전기를 이용한 수소 생산과 탄소포집이 필수적인 과정이기 때문이다. 지난주 석유 및 석유 대체 연료 사업법과 이산화탄소 포집, 수송, 저장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이 통과된 것은 이를 위한 준비 작업으로서 의미가 있다. 배터리 전기차, 수소 전기차, 수소 내연기관차를 포함한 탄소 중립 내연기관차의 세 가지 탄소 중립 모빌리티 동력 중에 아직 경제성을 확보한 것은 없다. 그러나 진정한 탄소 중립으로 가는 험난한 여정에 명분을 떠나 가능한 모든 방법에 대해 현실성 있는 해법을 찾는 노력은 치열한 기술 개발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가속 페달을 밟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