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 단골' 남편이 둘째 임신 중 성병 옮겨…이혼 사유 되나요"

연합뉴스

사업을 하는 남편이 룸살롱 등 유흥업소를 밥 먹듯 들락날락하더니 급기야 아내에게 성병을 옮겼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아내는 아이들을 위해 참기로 했지만 최근에도 동남아 출장이 잦은 남편을 보며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이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18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운송회사를 경영하는 남편과 1남1녀를 두고 있다는 결혼 10년차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그는 "남편은 회사가 성장할수록 여러 거래처와 만난다는 핑계를 대며 룸살롱에 자주 드나들었다. 모르긴 몰라도 성매매도 했을 것 같다"고 추측했다.


A씨는 "둘째 아이를 임신했을 때 병원에 검진하러 갔다가 성병 판정을 받고 치료를 받았다. 임신 전 검진에선 성병이 없었기 때문에 남편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아이가 잘못될까봐 가슴 졸였던 것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떠올렸다.


이어 "요즘 남편은 사업을 키우면서 동남아를 자주 다니고 있는데 혹시 해외에서도 성매매하거나 부정행위를 하는지 꺼림칙해 아이들을 올바르게 키우기 위해서라도 제가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된 것 같다"며 "임신 중 성병에 걸린 원인이 남편인 것 같은데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법률적 자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서정민 변호사는 "A씨가 성병에 걸렸다는 그 자체만으로는 남편에게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보기가 어려워 남편이 어떤 경위로 성병에 걸린 것인지 확인이 필요한 문제"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성병이 남편으로부터 옮긴 것으로 추정해 볼 수는 있다"며 "배우자가 성병에 걸린 경우 혼인관계의 바탕이 되는 신뢰가 훼손될 수 있는 사정에 해당하고 그 사정이 현재 혼인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아서 유책사유를 인정한 법원 판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판례에 따르면 아내가 남편 탓에 성병에 걸린 것으로 의심이 된다고 주장하면 부정행위가 입증되지 않았더라도 △신뢰가 훼손될 수 있는 사정 △그러한 사정이 현재까지도 혼인관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점 △아내가 남편의 해외사업에 대하여 듣지 못한 점 △남편이 해외에 장기체류한 것을 정당화할 사유가 없는 점 등을 근거로 남편의 유책성을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서 변호사는 A씨의 경우는 위 판례와 형태가 다르기에 A씨에게 "부정행위를 입증하는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 변호사는 △다른 여성과 대화 내역 △성매매일 경우에는 업주와 예약 메시지를 주고 받은 내역 △숙박업소에 출입했을 경우에는 영수증이나 카드 사용 내역 △접대부가 나오는 술집을 방문했다는 증거 등을 짚었다.


남편의 부정행위가 재산분할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서는 "재산분할은 혼인파탄 책임과는 다른 문제이기에 남편의 부정행위가 재산분할 기여도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면서도 "위자료 액수 산정에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A씨의 경우 2000만원 이상 위자료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