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철주 주성엔지 회장 "반도체·디스플레이·태양광 신기술 올인…한국판 ASML 만들 것"

[서경이 만난 사람 -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미래 트렌드 예측해 관련 기술 개발"
글로벌 소부장 기업으로 육성 목표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 /용인=오승현 기자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2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 내내 혁신과 함께 ‘월드 퍼스트 온리 원(세계 최초·유일 제품)’을 강조했다. 30여 년 동안 기업을 일군 그는 지금부터 30년 후에도 기업인으로 남아 제품 개발을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주성엔지니어링을 미국의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AMAT), 램리서치, 네덜란드의 ASML 같은 글로벌 소재·부품·장비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 그의 목표다.


황 회장은 “세계 최초로 개발·양산한 원자층증착(ALD) 장비처럼 디스플레이와 태양광 분야에서도 더 많은 신기술을 개발할 것”이라며 “기술 개발은 상당 부분 마친 만큼 글로벌 주요 고객사의 신뢰를 확보해 공급처를 다변화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주성엔지니어링은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국내외 경쟁사에 비해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있다”며 “원인은 공급처가 여전히 일부 기업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미래 기술 트렌드에 맞춰 디스플레이 장비 신기술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황 회장은 “미래 디스플레이의 핵심 성질을 파악하고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디스플레이는 변형 가능하고(designable), 몸에 착용할 수 있고(wearable), 씻을 수 있는(washable) 특성이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 분야에서 확보한 ALD 기술력을 디스플레이 공정에도 적용해 새로운 장비를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태양광 분야는 전기차 등에 적용할 수 있는 패널을 생산하는 설비를 개발할 방침이다. 황 회장은 “전기차 상단에 태양광 패널을 적용해 생성되는 시장은 굉장히 클 것”이라며 “패널의 발전효율을 높이고 두께를 얇게 만드는 게 중요한데 이를 위한 장비를 만들 수 있는 곳은 주성엔지니어링이 유일하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지난해 악화한 반도체 시장에 대해서는 극복 의지를 다졌다. 그는 “지난해 반도체 신규 투자가 많이 줄었지만 기술 전환을 위한 투자는 앞으로 많이 일어날 것”이라며 “기술 전환에 반드시 필요한 장비 기술을 확보해 미래 시장을 노리겠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이어 “반도체 증착(반도체 소자 구동을 위해 필요한 물질을 박막으로 형성하는 과정) 공정에 사용되는 ALD 장비 공급을 확대하고 연구개발(R&D)을 확대해 미래 장비를 개발하겠다”고 덧붙였다.


사회 공헌에 대한 뜻도 나타냈다. 황 회장은 “그동안 주성엔지니어링은 소부장 산업의 상부에 있는 국내외 종합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력에 힘입어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며 “지금껏 구축한 신뢰 자산을 젊은 기업가들에게 나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30년 이후에도 주성엔지니어링에서 ‘월드 퍼스트 온리 원’ 제품 개발을 이끄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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