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대항마로 주목받던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21일(현지시간) 전격 사퇴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미 공화당 경선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양자 구도로 좁혀지게 됐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공화당 경선에 참여하는 유권자 다수가 도널드 트럼프에게 다시 기회를 주고 싶어한다는 게 명확해졌다"며 사퇴 결정을 공식 발표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2022년 11월 플로리다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압도적 표 차이로 제치며 재선에 성공,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백신 정책에 있어서 조 바이든 행정부와 정면으로 맞서고, 동성애 등 성 정체성 교육을 금지시키는 ‘돈 세이 게이(Don’t Say Gay)’ 법을 발효시키는 등 극우 정책을 밀어붙이는 그에게 공화당 지지자들이 열광하면서 ‘리틀 트럼프’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그늘에 가려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했고, 뚜렷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평가 속에 선거 캠프 역시 내홍에 휩싸였다. 그는 앞서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어 2위를 기록했으나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아예 포기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사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는 이날 "우리가 승리할 확실한 길이 없다면 우리 지지자들에게 그들의 시간과 자원을 기부하라고 요청할 수 없다"고 말했다. 디샌티스 주지사가 공화당 경선에서 중도 탈락하면서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를 둘러싸고 트럼프 전 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의 선거전은 더욱 격화할 전망이다.

한편 공화당 경선이 조기 종료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현재 당내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인 스콧 의원을 비롯해 하원 당 서열 3위인 엘리스 스테파닉 의원, JD 밴스 상원의원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