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OCI(456040)그룹 회장과 임종윤 한미약품(128940) 사장 간 23일 예정됐던 회동이 무산될 전망이다. 임종윤 사장이 17일 가처분 신청에 나서면서 양 측의 만남이 불투명해졌다.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의 통합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이다.
22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 회장과 임종윤 사장은 이날까지도 2차 회동을 위한 장소와 시간을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양 측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우현 회장과 임종윤 사장이 더 이상 추가 만남을 가질 일은 없을 것으로 안다”며 “가처분 신청이 이뤄지며 이견을 좁히기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당초 이 회장은 임종윤 사장과 재차 만나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 간 통합에 대해 설득하려 했다. 임종윤 사장이 통합을 중단하기 위한 가처분 신청에 나서자 이 회장은 “가처분을 신청해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고 밝힌 바 있다.
임종윤 사장 측은 이 회장의 발언과 관련해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 계약서를 주주로서 요청했지만 공유해주지 않아 법적인 조치에 나설 수 밖에 없던 것”이라고 밝혔다. 임종윤 사장 측은 법적인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우호 지분을 확보해 3월 주주 총회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차남인 임종훈 사장과 가처분 신청을 함께 진행했다. 한미사이언스(008930)의 지분 10% 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도 지속 설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윤 사장은 두 그룹의 통합이 이뤄지게 된 계약서를 한미약품그룹 측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그룹 간 통합이 적법하게 이뤄졌는지, 절차상 문제는 없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업계에서는 두 그룹 간 계약 사항을 다른 주주에게 공유해줄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통합은 합병이 아닌 지분 스왑이 이뤄진 주주 간 계약”이라며 “이를 다른 주주에게 공유해줄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 흔치 않은 모델로 통합의 개념이 낯설 수 있지만 유럽에선 흔히 있는 사업 모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