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폐배터리 광산'서 리튬 캔다

[미래 먹거리 '도시광산' 사업 주도]
전처리 기업 '이알'에 지분투자
광물 추출·재활용 사업 본격화

한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곱게 간 '블랙 파우더'를 자루 안으로 담고 있다. 사진제공=환경부

현대글로비스(086280)가 폐배터리(사용후 배터리) 전처리 기술을 확보한 전문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를 통해 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현대글로비스는 전기차의 사용후 배터리 전처리 기술을 갖춘 재활용 전문 기업 ‘이알’과 지분 투자계약(SSA)을 체결했다고 22일 밝혔다. 양 사는 투자 금액 및 세부 계약 조건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지분 투자로 이알의 전처리 기술 및 설비 사용에 대한 권리를 얻게 됐다. 사용후 배터리 시장에서 회수부터 재활용까지 가능한 종합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것이다.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공정은 전처리와 후처리 공정으로 나뉜다. 전처리는 물리적으로 사용후 배터리에 남아 있는 전력을 방전시키고 해체한 뒤 불순물을 제거한 이후 양극재 분리물인 블랙파우더까지 만드는 공정이다.


2008년 설립한 이알은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전처리 영역에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폐리튬 이온 배터리를 저온 진공 시스템으로 처리하는 기술과 해당 설비에 대한 특허를 갖고 있다. 전처리 과정에서 폐수와 이산화탄소 등이 발생하지 않고 전해질을 회수하는 친환경 공정 기술도 갖췄다.



현대글로비스가 폐배터리 전처리 기술 기업 ‘이알’에 대한 지분 투자를 통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사진 제공=현대글로비스

현대글로비스는 이번 지분 투자를 시작으로 동남아와 유럽·북미 등 해외시장에서 배출되는 사용후 배터리를 회수해 이알의 기술과 설비를 활용, 전처리하는 과정을 직접 수행할 계획이다. 현대글로비스는 2021년 사용후 배터리 전용 회수 용기를 개발했고 최근에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로부터 리튬 배터리 항공운송 인증 자격을 취득했다.


현대차그룹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도시광산 밸츄체인 구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도시광산은 사용후 배터리에서 니켈·코발트 등 희귀 광물을 추출해 다시 활용하는 사업으로 현대글로비스는 시작점인 사용후 배터리 회수와 재활용 과정을 주도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회수부터 전처리까지 단일화된 시스템으로 본격적인 사업 체제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